고속도로공사 윤석덕 차장 13년 만에 국민훈장 수여
“네비만 보고서는 헷갈릴 때가 있는데, 노면 색깔유도선 덕분에 수월하게 길을 찾았습니다”
“분기점에서 길 찾는데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 없습니다”
“이 한 분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막대한 생명과 금전적 손실을 막았습니다”
자동차의 주행 방향을 안내하기 위해 차로 한 가운데 색칠된 초록색, 분홍색의 노면 색깔 유도선.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한국도로공사 직원이 마침내 국민훈장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아이디어는 한국도로공사 윤석덕 차장에 의해 2011년 5월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에 최초로 도입됐다.
그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도로 설계, 건설, 유지관리 분야에서 오랜 세월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이다.
출처 : 본인제공
그는 색상 유도선을 생각해낸 계기에 대해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을 예로 들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은 서울 방향 외곽선과 둔대분기점 목포 방향으로 도로가 갈라져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가져다 주는 그런 곳이었다.
윤 차장 또한 과거 서울 방향 외곽선으로 빠져야했는데 그 이전인 둔대분기점으로 빠져 목포 쪽으로 갔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시절 안산분기점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사장은 윤 차장에게 ‘초등학생도 알기 쉬운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하달했고 윤 차장은 그날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
윤 차장은 당시 집에 8세 딸과 4세 아들이 있었는데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색칠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본 윤 차장은 도로 위에 색을 칠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깨달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아이디어를 현실에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2011년부터 일부 교차로와 인터체인지, 분기점 등에 칠해져 그 효과를 인정받았지만 2017년 전까지는 불법이었다.
실제로 윤 차장이 처음 초록색과 분홍색 유도선을 넣겠다 하자 주변에서 전부 만류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조 2항에 의하면 도로 위에 황색, 흰색, 청색, 적색 이외의 색을 칠하는 것은 운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법으로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윤 차장의 아이디어를 실행하면 형사 입건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함께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인천경찰청 임용훈 경사가 나타났다.
임 경사는 당시 안산분기점을 담당하던 관할 경찰관이었는데, 경찰의 협조만 받는다면 시범적으로 색깔유도선을 도입할 수 있었다.
윤 차장은 임 경사를 설득했고 임 경사는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데 뭘 못하겠느냐”라며 작업을 승인했다.
노면 색깔 유도선이 그려지기 전 안산분기점은 연간 20여건 정도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색칠이 된 이후 3건으로 줄어드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줬다.
이 효과를 본 고속도로공사는 전국 고속도로에만 900여개 이상 설치했고, 해외에서까지 잇따라 벤치마킹하는 상황이 되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일 충남 아산 캠코 인재개발원에서 ‘2024 중앙‧지방 정부혁신 워크숍’을 열어 윤 차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정말 여러 생명을 살리신 분입니다. 진작 받았어야했는데 지금이라도 축하합니다”, “운전할 때 정말 도움이 됐는데 이런 일화가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참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네비게이션 잘못 봐서 헤매기 일쑤였는데, 덕분에 그런일이 많이 줄었습니다”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