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 돌파
전기차 캐즘과 화재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들을 크게 앞질렀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 모터인텔리전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10.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포드(7.4%), GM(6.3%)을 앞섰다.
시장 선두인 테슬라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테슬라의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9.7%를 기록, 처음으로 50%를 넘지 못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모델은 지난 7월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54%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성과에는 E-GMP 플랫폼 기반의 주요 모델 아이오닉 5, 기아 EV6의 역할이 컸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올해 상반기 동안 모델별 판매량에서 3.1%의 점유율을 차지해, 테슬라 모델 Y, 모델 3, 포드 머스탱 마하-E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기아가 전기 SUV EV9을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미국에서의 EV9 판매 실적은 토요타 bZ4X, 폭스바겐 ID.4, 닛산 아리야, 리비안 R1T, 테슬라 모델 S 등을 넘어서며 눈길을 끌었다. EV9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기아는 7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두 배에 가까운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기아의 또 다른 전기차 모델 EV6 역시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 941대가 판매돼 출시 이후 처음으로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2022년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후 3년째를 맞이한 EV6는 전년 동기 대비 31.4%의 판매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
한편 미국 전기차 시장 선두 주자인 테슬라의 판매량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모델 3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8%나 감소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모델 3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2분기 18% 포인트에서 올해 9% 포인트로 크게 줄어들었다.
기아가 지난 5월 말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공장에서 EV9 모델의 생산을 개시했다. 이 공장은 기존 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 K5 모델을 생산해왔다.
미국산 EV9은 현지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미국 내 고객 인도는 오는 10월로 계획돼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현대차그룹의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이 미국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아이오닉 5의 생산이 올해 말 조지아주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전기차 포트폴리오로 인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미국 시장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