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나,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발길 닿는 대로 홍콩

by 파도
홍콩까지 3시간 비행


ep.1 내 여행의 유통기한은 만년


국제선을 타러 갈 때면 마음이 들뜬다.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착륙하기 직전까지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경험하지않으면 알 수 없다. 불안이나 두려움을 뒤로하고 설렘과 궁금함만 가득 품는다.


홍콩까지 가는 비행기에서 중경삼림을 보았다.

늘 1부 금성무와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이 나오는 장면만 보다가 이제서야 제대로 보는 영화다. 왕가위 영화의 필름 속 색감과 질감을 늦은 밤 비행기 안에서 보았다. 기내에 작은 조명과 눈부신 핸드폰 화면 안으로 낯선 홍콩이 펼쳐졌다.




ep.2 아침의 리추얼은 차찬탱

발음부터 귀여운 ‘차찬탱’은 홍콩의 아침문화다.

black&white 밀크티 잔과 파인애플번, 프렌치토스트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숙소 근처에 오래된 차찬탱 가게 미도카페에 방문했다.


노란색과 파란색의 셀로판지의 빛이 드는 곳

홍콩을 떠올리면 상상되는 이미지가 이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1층의 능숙하게 계산하시며 무표정인 점원분까지 이곳에서의 식사가 기억에 남는다.





요새 꽃에 눈길이 간다. 한송이 두 송이씩 꽃을 들이다 보면 계절의 변화가 체감이 간다. 길에 핀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고, 자연스레 마음의 정원을 가꾸게 된다. 홍콩의 길거리에서 본 사람들은 내추럴한 꽃다발을 들고 유유히 거리를 걷고 있었다.




ep.3 오후의 첫 시작은 커피


이번 여행에는 발길 닿는 대로 카페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 첫 시작은 셩완의 barista jam이다. 핸드드립 커피를 시켜서 맛보았는데, 컵노트에 적혀있었던 청사과와 라벤더가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산미가 있고 향긋하지만 균형이 있는 커피가 맛있었다.


두 번째 장소는 삼수이포에 위치한 휴메인커피

날이 후덥지근해서 들어갔는데 그날의 데일리 디저트 메뉴를 전시하고 있었다. 카페의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곳의 아이스 라테도 산미가 적당하고 균형이 있다.


홍콩의 카페를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커피의 맛이 적당한 산미와 고소함이 균형이 있다는 것이다. 쓰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개성이 강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카페마다의 스토리와 일상적인 아름다움이 묻어나서 느긋하게 앉아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우연이라는 이름과 그럼에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말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의 말이 이해가 되고 있다.

선물처럼 주어진 삶을 압축해서 느끼게 해주는 여행을 하다 보면 우연이 마주친 무언가가 하루가 마무리될 때쯤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는지 가늠하게 해 준다. 그럼에도 우리가 하루에 세우는 계획이 우연의 방향을 결정해 준다.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되뇌는 말은 씩씩하게 이 순간을 살아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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