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한 알이 쿵 하고 떨어진다.
배봉산 둘레길 바닥 위로
도토리 한 톨이
쿵
하고 떨어진다
비와 바람, 햇빛과 산그늘
메아리와 천둥으로 뭉쳐진
빛나는 도토리의 무게
꽉 차게 여문 어느 날
스스로 떨어져 내리는
도토리는 나보다도 무겁다
도토리가
말없이 속을 채우고 있을 때
나는
수 없이 많은 말들을
게워만 내고 있었을 뿐
평생 동안
내가 뱉어낸 숱한 말들은
모두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 은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