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원 Sep 12. 2023

10시 오픈 교보문고 광화문

교보문고를 가는 이유 

9시 30분 딸의 등원을 마치고 교보문고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설렘이다. 


10시에 오픈하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내려가는 계단부터 설렌다. 


베스트셀러는 딱히 나의 관심사는 아니지만 슬쩍 눈을 돌려 본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고동색의 빛바랜듯한 의자 위에 놓인 뿔테안경과 둔탁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교보문고를 자주 가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책 전시 위치가 수시로 변경되고 조형물도 곳곳에 보인다. 


그리고 팝업스토어처럼 유명한 작가 혹은 핫한 작가의 신간이나 책 모음집을 멋지게 꾸며 놓는다. 


아래 사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모아놓은 팝업스토어(?)에서 눈에 띈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답이 있는 걸 추구하며 살지만 답이 없는 게 더 매력적으로 끌리는 성향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진 속에 나와있는 문구에 눈이 한참이나 머물렀다. 


'인생이란 묘한 거야. 한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니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찬란하고 절대적이라 여겨진 것이 시간이 지나면 빛바랜 사진처럼 추억으로 남겨진다. 


그것이 사랑이라 부르는 욕망이던 과욕이던 그 종류는 상관없다. 


애쓰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오는 것들이 있다. 


현재 내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들에 많은 시간과 감정을 버리고 있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10시에 교보문고 풍경은 여유로움을 기본으로 잔잔한 선율에 따스한 고요함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오픈을 마치고 10시 오픈에 맞춰 들어선 교보문고는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책을 구경하며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추를 달아놓은 것 마냥 느릿느릿하다. 


바로 앞 광화문과 종각을 연결하는 큰 인도만 나가도 사람들 발걸음이 숨 가쁘게 느껴지는데 말이다. 



늘 그렇듯 한 시간가량 인문학 신간, 심리학 신간, 자기계발 신간을 둘러본다. 


그중 읽고 싶은 책의 목차를 쭉 둘러본 뒤 지금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다. 


어린이 동화코너를 둘러보며 딸이 좋아할 만한 동화책 신간도 펼쳐본다. 


그리고 교보문고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앉아 한 시간 30분가량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오늘은 "설득의 법칙"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저널리스트, 시나리오 작가, 로비스트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적나라함이었다. 


인간이 수용하고 싶지 않은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리를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될지 보여준다.


적나라함이 드러난 목차 구성은 작가가 구독자들로 하여금 전달하고 싶은 핵심을 직선적으로 잘 드러냈다. 



1시간 30분가량 책을 읽고 일어나며 내 머릿속을 채운 것은 상대의 욕망을 읽어내라는 것이었다.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욕망은 그 종류가 많지만 각자가 가진 욕망을 관찰하고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관계를 끌어나가는 핵심이라 말한다. 


개인적으로 욕망이라는 단어는 사람의 가장 원초적 욕구이기에 내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욕망은 한 살짜리 아이에게도 존재한다. 


뭐든 입에 넣어 탐색하고 싶어 하는 구강기 아이들의 욕구 그것이 바로 욕망이다. 


인간이라면 인정, 사랑, 성욕, 행복, 돈, 의식주 등 눈에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까지 모두 욕망한다. 


사람마다 그 비중이 다를 뿐 현재 결핍되어 있는 욕망에 집착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나의 욕망은 무엇인지 책을 보며 다시금 느껴봤다.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 상태고 내가 어떻게 채워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책은 이렇듯 나에게 단순히 지식적인 것을 얻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변에 대해 고민하고 정립할 기회를 준다. 


그것은 내 인관관계를 파고들어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관계를 긍정적으로 끌어나갈 의지가 있다면 상대의 원하는 걸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하자. 


'무엇이 고민이야?' '뭐가 필요해?' '잘 안 되는 게 뭐야?' 등등 상대의 욕망에 파고들 적절한 질문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만의 스타일을 안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