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
아주 어릴 적. 이혼가정의 아들이었던 나는. 삶의 출발 지점이.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부모가 갈라선 가정의 끝은. 내가 태어나 한 번도 가본적 없는 산 어딘가. 당시 고아원. 이라 불렸던 시설에서 살아가야 했다. 눈을 감고. 눈물을 먹고. 눈물이 나를 먹는. 장미의 가시 같은 매일이었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어린아이들이. 보다 많은 나이의 아이들이. 있었다. 제각기 다른 자궁에서 나온 여러 형제가 뒤섞여. 나의 형이 되고. 나의 친구. 혹은 동생이 되는. 기이한 곳이었다. 인정한 적 없지만. 입으로는 형이라 불러야 했던 그들은. 사랑받지 못해 눈에 살기와 증오가 가득했다. 무료하다. 는 이유로 그 살기와 증오를 어린아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자주 표출했다. 지옥이었다. 그 어린 체구로. 폭력을 방어할 수 없다. 는 것과 이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는 것 나아가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인지하는 순간 순간이 힘들었다. 밖에서의 삶은 조금 달랐을까. 아니었다. 시설에서 보내준 학교. 거기서 난. 거지라는 수모와 왕따. 놀림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여러 탈출을 시도했지만. 결국 갈 곳이 없어 방황하다. 경찰에 잡혀 되돌아와야 했다. 시설에서 탈출했다. 는 사실 때문에. 형들에게 온갖 폭력을 받고. 아파서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지울 수 없는 또 다른 폭력은. 이웃 건물의 아저씨였다. 내가 가정이 없고. 배고프고. 힘든 걸. 악용하여. 먹을 것을 사다 주며. 바지를 내리곤 했다. 어려서 그땐 몰랐다. 아저씨의 성기가 드나들며 나를 아프게 했다. 는 것을. 밤이면 바지에 피가 물들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아주 큰 사회로 나왔고. 거울 속 내 모습은 미치도록 불쌍했다. 어린 그 순수했던 장면은. 온데간데없었다. 더는 지울 수 없는 검은색 낙서가 온몸을 장악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 수군거리는 소리들. 나는 점점 병이 들고 있었다. 사유 없이 사람이 싫어져. 방에 스스로를 가둔 채. 어둠에서 지냈다. 그렇게 일 년. 텅 빈 방에서 사랑만을 갈구하다.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상담도 받고. 몸을 장악했던 낙서. 를 조금씩 조금씩 지웠다. 가끔 나를 사랑한다.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 거짓말이었다. 모두 떠났다. 말 많은 계절. 무척 더웠고. 짜증이 잦던 내게 벗은 술. 과 담배였다. 밤이면 걸어 나와 귀에 담배를 얹고. 입에도 담배를 물고. 술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술을 마셨다. 즐거웠다. 가 슬펐다. 가 괴로웠다. 취한 채 방으로 돌아와.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새겼다.
청춘은 짧고. 영원한 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