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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진 Jun 03. 2020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생각한다.

며칠 전까지 지인들과 약속을 잡으면 '이놈의 코로나 언제 끝나'라고 꼭 질문 아닌 질문을 던졌지만 이제는 코로나는 이제 시작일 뿐 우리의 일상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 거라 생각하고 심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내가 걱정하는 건 이 이후의 어떤 기후 변화나 경제적 문제인데 확실히 수입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고 지난 일기를 들춰보면 내가 사랑하는 여름도 너무 이르게 찾아오니 점점 무서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장바구니를 쓰며 평소에 넣어둔 비닐 바구니가 더 이상 차지 않고 줄어드는 것을 보며 개인마다 점차 이런 조그만 일에도 관심을 쏟고 실행한다면 그리고 서로를 신뢰한다면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했지만 세상은 점차 과격해지고 나는 느긋한데 빠른 속도로 변화하며 나를 놀라게 할 뿐이다. 그리고 점점 집에 의존하는 시간도 늘고 있다.


아이는 다람쥐반에서 토끼반으로 올라갔지만 교실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채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엔 걱정이 많았지만 아이는 오히려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친구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

나 또한 육아가 더욱 고단해지긴 했지만 뭐랄까 예전부터 의문을 품었던 교육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되었고 우리 집 두 요미 딸과 야옹 요미를 돌보며 이 생활도 나쁘지 않지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해버렸다.


사실 청소를 하고 집에 심어둔 방울토마토와 여러 조그만 식물들에 물을 주고 씻고 나와 아이스커피 한 잔을 가지고 방에 앉아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코로나19 관련 여러 영상을 틀어놓고 지내는 내게 이 세상은 코로나가 끝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이후의 변화된 삶에 관한 다양한 견해였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세상에 사람들은 이제 자연에 대한 중요성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베란다의 중요성과 가드닝에 관한 관심, 그리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 바뀌어 버렸다는 이야기에 나는 격한 공감을 했다.


식물 킬러인 나조차 조그만 식물부터 다시 들이기 시작했고 힘들어도 집밥을 열심히 해 먹고 쾌적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집을 돌보는 중이지 않는가.


지금은 우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집이라는 '안'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무척이나 안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단은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고 먹거리도 안심하고 사서 먹을 수 있다. 일단 집에서의 생활은 완전히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안'에서의 생활도 위험하다면?


생각 없이 사용하던 물도 제한되고 전기도 제한되며 먹거리도 내 마음대로 사서 먹을 수 없다. 지구가 1도씩만 더워져도 우리는 엄청난 국면을 맞이한다.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잃을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안락한 삶은 기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이라도 우리가 생각만 해왔던 것들을 실천할 때라 생각한다.


이제는 코로나가 언제 끝날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시국이 끝나고 다시 평온한 삶이, 바뀐 일상에서 다시 빠르게 적응을 해나갈 때 내가 얼마나 흔들리지 않을지 나의 일상을 얼마나 그 자리에서 잘 지켜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키워갈 뿐이다. 인간과 사회를 넘어 지구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며 실천가가 되어보자 속으로 소심히 결심도 해본다.

우리는 모든 걸 빌려 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그러니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순간부터 밖과 안 둘 다 위협당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어떤 방식이든 그 이후의 삶이 '안'의 세계까지 침투해버린다면 나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사태는 막을 내려 더이상 고통받는 상황은 사라져야 한다. 의료진들과 고생하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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