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오바오, 티몰 그리고 티몰글로벌
중국 시장에는 다양한 커머스 플랫폼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타오바오(淘宝网), 도우인(抖音), 징동(京东), 판둬둬(拼多多) 등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거나 들어보지도 못했던 이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브랜드는 잘 알지도 못하는 플랫폼에 진출하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일이 모든 플랫폼들을 사용하고 탐구하면 너무나 좋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중국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플랫폼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중국 시장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플랫폼인 타오바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만, 글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위키백과처럼 설립자, 매출, 서비스 기능 등 타오바오 플랫폼을 이해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타오바오와 그 산하의 티몰, 티몰글로벌이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발전해 왔고 현재는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등 전체적인 흐름과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그럼 이제 시작하도록 하겠다.
중국의 커머스 채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플랫폼은 당연히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일 것이다.
타오바오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인지도 또한 타 플랫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다. 2003년 처음 출시하여 시작부터 엄청난 수의 유저들을 끌어 모았고, "타오바오에 없는 물건은 중국에서 팔지 않는 물건이다"라고 할 정도로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중심이 되어 있는 플랫폼이다.
타오바오는 개인 셀러들이 운영하는 C2C몰이 중심이 되는 커머스 플랫폼이다.
그러나 개인 간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C2C몰의 경우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아질 수는 있어도 커머스 시장의 중심이 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 C2C몰의 경우 개인 셀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상품 판매와 등록에 필요한 특별한 조건이 없다. 그로 인해 누구나 상품을 사고팔 수 있게 되지만, 거래되는 상품에 대해 정품 보증이 안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높은 원가의 정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가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에 플랫폼에서 모두 철수하게 되고, 결국 플랫폼에는 정품은 없고 가품만 가득 남게 된다. 싸고 질 낮은 제품들만 가득한 플랫폼이 커머스 시장을 이끌 수 없는 건 당연할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타오바오는 어떻게 중국 커머스 시장의 중심이 된 것일까?
타오바오도 초장기에는 여느 C2C몰이 갖는 문제점들을 똑같이 겪었다. 브랜드는 빠져나가고, 가품은 늘어가고, 그렇다고 플랫폼의 중심이 되는 개인 셀러들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타오바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백화점이라고도 불리는 티몰(天猫)을 만들었다.
티몰은 오직 브랜드만 스토어 개설이 가능한 B2C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이다.
타오바오로부터 까다로운 브랜드 인증과 개설 절차를 거처야만 스토어 개설이 가능하기에 중국에서 티몰은 지금까지도 온라인 공식몰의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티몰로 인해 브랜드들은 가품과 가격 경쟁 없이 자신의 공간에서 정품만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소비자들 또한 걱정 없이 브랜드의 정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위한 공간이 생긴 것이다.
또한, 브랜드의 이름으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공식 프로모션 등에도 참여할 수 있어 더 많은 고객 유치가 가능해지고, 타오바오와는 다르게 회계나 결산까지 가능하기에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브랜드라면 티몰에 입점하여 여러 혜택을 얻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티몰이 브랜드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많은 만큼 티몰에 입점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타오바오가 만든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중국 현지에 법인이 설립되어 있어야 하고, 현지에 생산 및 물류 창고가 확보되어야만 한다. 또한 식품, 가전제품, 화장품 등의 카테고리는 필수적인 인증도 마친 상태여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중국 브랜드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당연한 조건이지만, 해외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충족하기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중국에서 해외 제품은 수출 인증과 위생허가 등 제품에 대한 행정적 인증 및 심사에 대한 기준이 높아 최소 1년, 최대 3년까지도 심사시간이 소요된다. 이 마저도 중간에 인증과 심사에 대한 기준이 바뀌게 되면 다시 신청을 해야 한다. 조건들을 모두 맞춰 어렵게 입점을 하여도 최소 10억, 평균 30억 이상의 운영 예산이 필요하기에 특히나 해외 브랜드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렇다고 타오바오는 티몰의 입점 기준을 낮추거나 해외 브랜드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시장의 국경이 사라져 감에 따라 해외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 또한 높아지기 시작했고, 중국 브랜드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타오바오는 해외 브랜드와 소비자를 위해 티몰의 국제 버전인 티몰글로벌(天猫国际)을 다시 한번 만들게 되었다.
티몰글로벌 역시 티몰과 마찬가지로 B2C 방식의 역직구몰이다.
티몰글로벌은 해외 브랜드를 위해 만들어진 역직구몰이기에 입점과 운영에 필요했던 까다로운 요구 조건들이 대폭 완화되어 적용된다. 입점 브랜드는 중국 법인, 공장, 창고가 없어도 자국의 법인이 있다면 스토어 개설이 가능하고, 인증이 필요했던 카테고리의 제품들은 별도의 중국 위생허가 없이도 바로 판매가 가능하다. 입점 심사 역시 중국 시장 내 성장 가능성, 자국에서의 브랜드 영향력 등을 보기에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브랜드들도 부담 없이 입점이 가능하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의 80% 이상이 티몰글로벌을 통해 중국 시장에 첫발을 들이고 있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티몰로 진출하는 브랜드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티몰과 동일하게 라이브 커머스 진행과 플랫폼 공식 프로모션 참여도 가능하고 회계 및 결산의 경우 중국 법인이 아니라 자국 법인으로 정산되어 해외브랜드는 티몰글로벌에 입점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하다. 또한 브랜드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중국 시장 내의 브랜드 영향력과 수요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변화하는 중국 시장 트렌드를 몸소 겪을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티몰글로벌에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해외 브랜드들은 입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실 티몰글로벌의 입점보다는 중국 시장 진출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중국은 언어, 문화, 트렌드 등 다른 국가와는 달리 현지의 개성이 매우 강하고, 특히나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검열은 해외 브랜드에게 진출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고 있다.
그래서 티몰글로벌은 해외 브랜드가 입점을 진행할 때 TP(Taobao Partner)사와 협업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TP는 중국의 커머스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가지고 브랜드의 스토어를 개설 및 운영해 주는 기업을 말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해외 브랜드가 직접 스토어를 운영할 경우 제대로 된 운영이 이루어지기 어렵기에 타오바오 플랫폼에서 커머스 운영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들에게 TP의 자격을 주어 함께 브랜드를 성장시키도록 만든 것이다.
만약 해외 브랜드가 내부에서 스토어를 운영하게 된다면 투자 비용 대비 효율이 내기 어려워 스토어 패점 또는 중국 시장 철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스토어를 운영할 전문 인력 고용, 중국 시장 트렌드 파악, 플랫폼 방향과 일치하는 브랜드 전략 수립 등 브랜드가 감당해야 할 시간적, 비용적 부담감도 크고 이를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란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티몰글로벌은 브랜드가 성장해야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이러한 비효율적인 움직임은 지양하는 편이다. 하여 TP사를 통해 스토어 개설과 운영을 하도록 이끌고 있고, 만약 TP사 없이 스토어를 개설한다면 입점 심사에서 반려가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티몰글로벌을 통해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먼저 티몰글로벌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TP사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 커머스 시장의 중심 타오바오, 티몰 그리고 티몰글로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요약하자면 타오바오는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의 초창기부터 활동한 플랫폼답게 오랫동안 쌓아 올린 인지도와 소비자층을 필두로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티몰은 타오바오에서 부족했던 정품 인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가품 없이 브랜드와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티몰글로벌은 높기만 했던 해외 브랜드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춰주고, 티몰과 같이 브랜드의 공식 스토어를 만들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의 중국 진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해외 브랜드의 부족한 중국 시장 속 전문성을 TP와의 협업을 통해 보강하고,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제품 선택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렇기에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브랜드는 티몰글로벌에서 TP와 함께 브랜드를 성장시켜 나간 후 타 플랫폼이나 내수몰인 티몰로까지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제대로 된 TP를 찾지 못한 브랜드가 있다면 페클로딘과 상담을 통해 진출 전략을 구체화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 페클로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