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총판, 모르면 당한다
중국 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총판'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보따리상'이라 불리는 총판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기에 진출을 준비하는 많은 브랜드들이 첫 시작을 총판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총판이란, 한국의 제품을 사전에 대량으로 구입하여 중국 현지에서 커머스를 운영 및 전개를 통해 제품들을 재판매하는 사람 또는 회사를 뜻한다. 총판은 완사입 구조로 한국에서 제품을 구매해 가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리스크가 적어 중국 시장에 관심이 없던 브랜드마저도 총판 계약이 들어오면 거액에 이끌려 계약까지 진행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총판은 장점이 큰 만큼 단점도 확실하다. 하지만 국내의 진출 브랜드들은 총판의 단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체 장점만 바라보고 덜컥 계약부터 했다가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피해를 보거나 심지어는 시장 철수까지 진행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페클로딘은 이번 글을 통해 중국 총판의 숨겨진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국내 브랜드들이 조금 더 안전한 진출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도록 하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총판은 한국에서 제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중국 현지 트렌드에 맞게 제품을 재판매하는 형식의 유통형태를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총판은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커머스 사업과 관련된 모든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반면에 브랜드는 중국 시장의 모든 커머스 관련 내용을 총판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 부분이 중국 총판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한국에서 열심히 만들어온 제품의 브랜딩과는 별개로 중국 시장에서는 총판의 입맛에 맞게 상품이 전개되므로, 현지에서는 전혀 용도나 콘셉트로 판매 및 홍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점들을 브랜드가 발견한다면 총판에게 강력히 항의를 할 수 있는 다행인 상황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해당 브랜드의 제품이 중국에서 어떻게 판매되고 홍보되는지 전혀 모르는 기업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총판이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대부분의 국내 브랜드들이 총판과 3~4년 정도 진행하였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있다. 바로 브랜드 전개 방향의 컨트롤이 안된다는 것이다. 총판은 우선적으로 관련자들이 모두 중국인이기 때문에 중국어나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폐쇄적인 중국의 인터넷망까지 더해 장기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의 커머스 운영이 불가능 해질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내에서 제품의 상황, 차후 브랜드 발전 전략 등과 같은 생각들을 공유받지도 못하게 된다.
이렇게 브랜드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판매하는 총판에게 브랜드가 항의를 하게 된다면 몇몇 총판들은 "내 돈 주고 물건을 사가서 내 맘대로 팔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불만 있으면 다른 총판을 찾아봐라"라며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만약 브랜드가 총판과의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중국 시장 매출은 갑자기 끊기게 되고, 다른 총판을 알아보자니 비슷한 문제가 생길 것 같고, 브랜드가 직접 진출하자니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매우 머리 아픈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총판과의 계약을 연장하게 된다면 갑자기 총판과 갑을 관계가 뒤바뀌어, 오히려 브랜드가 총판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아주 아이러니한 구조가 생기게 된다. 이후 매년 총판이 요구하는 가격대는 점점 내려가게 되고, 브랜드의 이익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만약 총판이 요구하는 가격에 브랜드가 응하지 않을 경우 가지고 있는 재고들을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시장에 풀어버려 브랜드의 시장 가격을 파괴해 버린다. 그렇게 가격이 파괴된 브랜드는 다른 총판을 구한다 해도 이미 시장에 형성된 가격을 되돌릴 수없기에 결국 다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총판을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브랜드의 매출을 증진시켜 성장을 도와주는듯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브랜드의 성장보다는 총판사의 매출 증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장기적 성장을 하기 어렵다.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는 자신의 브랜드를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여러 가지 신제품들을 출시했을 때 시장에서의 다양한 반응을 얻고 싶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총판사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매입형태로 제품을 구매해 가기 때문에 판매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적은 몇 개의 인기 제품만 골라 판매하고, 신제품 확대에 대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인기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 브랜드사는 어느 정도 이익을 챙겨갈 수 있지만, 중국 시장에는 계속 똑같은 상품만 판매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검은색 후드티가 메인 상품인 A 브랜드가 총판 계약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총판 계약 초기에는 메인 상품의 판매로 매출이 대폭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여름이고 겨울이고, 몇 년 동안 같은 후드티만 팔게 되니 소비자들에게는 발전이 없는 브랜드, 중국 시장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브랜드, 중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브랜드로 인식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메인 상품이었던 후드티의 매출도 감소하게 되고, 인기가 없어진 제품들로 총판도 재계약을 하지 않고, 결국에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에게 남는 것은 브랜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뿐인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총판을 통해 진출한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실패사례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잘 나가는 브랜드라 할지라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이런 인식이 한번 박힌 브랜드는 다른 총판을 찾기는 매우 어려울뿐더러, 인식을 개선하고 새롭게 브랜드를 전개하기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게 된다. 그렇기에 총판을 통해 진출한 많은 국내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 자체를 포기하고 다시 국내로 철수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총판 입장에서 국내 브랜드는 자신들의 매출을 가져다주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아주 달콤한 말들로 브랜드와 중국 시장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주지만 몇십, 몇백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전개하는 총판이 브랜드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성장을 도와주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브랜드가 한국에서 쌓아왔던 영향력과 브랜딩을 이용해 자신들의 매출을 극대화시키고,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부진하면 브랜드가 현지 트렌드에 맞춰 발전하도록 도와주기보다는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게 훨씬 소요가 적기에 대부분 이를 택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 총판의 모든 움직임은 브랜드의 성장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만약 판매하던 한국 제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면 브랜드로부터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생산, 유통, 판매 등 제품에 대한 모든 부분을 컨트롤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를 허락하는 브랜드가 어디 있겠는가. 이런 제안을 받은 대부분의 한국 브랜드들은 중국 공장에서 싼 가격에 저품질인 제품들이 생산되는 것을 꺼려 제안을 거절하고 총판에게 유통과 판매만을 맡긴다.
그렇게 생산에 대한 권리를 거절당한 총판은 브랜드로부터 사온 제품들을 몰래 중국 공장에 맡겨 더 저렴한 가격의 가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총판은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의 모든 커머스 활동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정품들과 가품을 섞어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브랜드가 어렵게 만들어 놓은 콘셉트, 디자인 등의 브랜딩위에 총판은 저렴한 가격의 제품만 얹어 브랜드를 뺏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브랜드의 상표를 중국에 등록하고, 마치 자신이 브랜드의 주인인 것처럼 활동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사 와서 똑같은 가품을 만들어 다시 유통하기에 중국 소비자들은 지금 판매되는 것이 한국의 브랜드의 제품인지, 총판의 제품인지 알 수가 없다. 유통 업자들 또한 비싼 한국의 제품보다는 저렴한 총판의 제품을 구매하여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싶어 하기에 가품은 날이 갈수록 더 많이 팔리게 되고, 브랜드사의 정품은 판매가 줄게 된다.
브랜드사는 빼앗긴 상표와 브랜드를 되찾기 위해 총판과 소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판매 중단은 물론,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기에 브랜드는 엄청난 리스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중국 법을 잘 알고 있는 총판을 상대로 한국의 브랜드가 소송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에 몇 년의 분쟁 끝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브랜드들도 존재한다.
한국 브랜드의 이러한 약점을 알고 있는 총판들은 브랜드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준다. 총판에게 거액을 주고 브랜드와 상표를 가져갈 것인지, 중국 시장을 포기할 것인지. 전자의 경우 자신의 브랜드를 남에게 돈 주고 사 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지만 중국 진출을 위해 빠른 분쟁 해결이 필요한 브랜드들이 택하게 된다. 하지만 상표와 브랜드를 넘겨받는다고 해도 몇 년 동안 진행한 사업 성과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하여야 하고, 그동안 망가져있던 브랜딩을 다시 끌어올리기에는 또다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자금에 대한 여유가 없는 중소 브랜드들이 선택한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포기하고, 알면서도 총판에게 브랜드의 디자인을 뺏기게 되는 너무나도 억울한 상황인 것이다. 또한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결정은 차후 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브랜드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의욕과 적극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물론 모든 총판이 위의 사례들처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가 착한 총판이고 나쁜 총판인지 알 수 없기에 그들의 가치관과 움직임에 대한 기준점을 미리 알고 있다면 위와 같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예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총판 외에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브랜드가 중국에 법인을 세워 내부에서 모든 커머스 활동을 진행하는 것인데, 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므로 보통의 브랜드들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대행 운영사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다.
운영사는 직접 운영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전문성도 높기에 국내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총판에 비해 초반 매출 성장은 적을 수 있으나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단기적 진출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강력히 추천한다. 진출 전 여러 운영사를 만나 비교, 분석해 보고 우리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플랜을 제시하는 운영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중국 진출 방법이다.
만약 중국 진출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 홈페이지를 통해 페클로딘과 상담해 보시길 바랍니다.
페클로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