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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Jun 03. 2017

외전-셀프 이발한 사연

스웨덴에서 혼자 이발을 하게 되었다.

외모는 머리빨

머리 스타일은 외모에 있어서 항상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물론,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몇몇 연예인들이나 잘생긴 사람들은 머리에 관계없이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대부분은 머리 스타일이 외모를 결정하는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머리 스타일이 상당히 중요한 거 같다. 머리 빨이라도 있어야 그나마 봐줄 만하달까...


원래 이전 포스팅에서 예고한 것처럼 중고시장에 대해서 써야 하지만, 외전이란 타이틀을 붙이면서까지 이번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아래의 동영상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아서이다. 충격을 받은 이유는 뭐 다른 게 아니라 나의 머리가 너무나도 마음에 안 들어서 평소에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나 조차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발은 내가 예전에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Rydscentrum에서 했는데, 그 당시에 미용실 직원과의 소통 부족으로 대 참사가 일어났고, 그때 영상 촬영시기가 겹쳐서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https://youtu.be/dRb7m1K8gOM

린셰핑 홍보 영상 (많이 창피하고,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래서 나는 이제 저 미용실은 믿지 못하겠다 싶어서 돈도 아낄 겸 셀프 이발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참고로 이번 포스팅은 딱히 셀프 이발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포스팅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하였다고 하는 일기에 가까운 글이어서, 혹시 셀프 이발을 도전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블로그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도록 하자.


1. 준비물

이발에 필요한 준비물들은 새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중고로 살 수도 있다. 특히나 이발기 같은 경우, 해외에서 온 많은 남학생들에게 워너비 아이템으로 아주 인기가 많은 품목이기도 하다. 다만 나 같은 경우는 전자제품은 무조건 새 제품을 사자는 주의여서 중고로 사지 않고 새 제품으로 구매하였다.


1-1. 이발기 구입


이발기는 Remington이라는 메이커를 가진 제품을 구입했는데, 구입한 기준은 사실 별거 없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캡이 있어서 구입을 했다. 가격은 세일할 때 사서 319kr (약 41,000원)에 구입을 하였다. 생각해보면 한번 이발하는 가격이 거진 200kr 이여서 두 번 정도만 사용해도 이득이라는 생각에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길이의 캡이 있으며 특히나 투명한 재질의 캡은 길이 조절이 되는 캡으로 2mm부터 20mm까지 조절이 가능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 수염을 다듬거나 하는 용도의 캡도 있지만 나는 수염을 기르지 않는 관계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1-2. 기타 도구 

이발기를 제외하고 필요한 것은 가위, 빗, 거울 등이 있다. 빗이나 거울은 사실 새 제품으로 사면 살짝 비싼 편이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다만, 빗이나 거울은 주변에서 빌리기도 쉽고, 중고로 구하기도 쉬우므로 교우관계를 다져서 얻어볼 수 있도록 하자. 하하하



2. 이발을 시작해보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글은 머리를 자르는 법을 가르쳐 주는 포스팅은 아니므로, 정확한 방법은 따로 찾아보길 바란다. 나는 이렇게 잘랐다 정도로 참고하도록 하자.


머리를 자르기 전에는 먼저 충분히 물에 적시는 게 좋다고 한다. 머리가 말라있으면 잘 안잘리 기도 하고, 원하는 대로 고정하기도 어려우므로 먼저 충분히 머리를 물에 적시고 시작하자.


2-1. 옆머리


옆머리는 사진에서 처럼 기준을 잡고 머리를 쭉 넘긴 다음에 그 밑에 머리를 이발기로 밀어주기 시작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눈 건강을 위하여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ㅎㅎ) 여기서 이 밑의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리면 흔히 말하는 투 블록 스타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투 블록은 좀 그렇고 적당히 20mm부터 시작해서 밀어주기 시작했다. 20mm로 완전히 밀고, 그 이후에 18mm 16mm 14mm 12mm 순으로 천천히 층을 낸다는 느낌으로 밀어주었다.

그러고 나서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마지막으로 캡을 안 씌우고 구레나룻을 정리해주어야 한다. 


2-2. 뒷머리

뒷머리는 사실 혼자 자르기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되도록이면 엄마, 여자 친구 등의 주변 사람들을 동원해서 잘라주기를 부탁하도록 하자. 하지만 나는 혼자이므로 뒷머리를 혼자 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거울을 뒤에 들고 자르기 시작한다. (앞에도 당연히 거울이 있다.) 거울을 보고 뒷머리도 마찬가지로 20mm로 시작해서 천천히 잘라준다. 사실 뒷머리는 감이 좀 필요한데, 옆머리처럼 층을 내서 자르는 법도 있지만, 그 경계를 잡기가 굉장히 애매해서 느낌에 따라 밑에서 위로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잘라준다. 역시 20mm, 18mm, 16mm로 천천히 길이를 줄여주면서 밀어주는데, 길이가 줄어듬에 따라서 들어 올리는 정도를 점점 줄여주어야 머리가 자연스럽게 된다. 특히, 10mm 이하로 줄어들면 머리가 확확 잘려버리니 잘 보고 천천히 잘라주도록 해보자. 역시 뒷머리도 캡을 씌우지 않고 라인을 정리해주어야 한다.


2-3. 앞머리

앞머리는 밑으로 쭉 내려서 자르지 말고, 사진처럼 머리를 위로 들어서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조금씩 잘라주도록 하자. (절대로 한 번에 많이 자르지 말자.) 조금씩이라는 정도는 1미리 이하로 조금씩 잘라주라는 건데, 한번 손가락으로 쭉 잡아서 1미리 이하로 조금 잘라주고, 다시 머리를 내렸다가 손가락으로 또 잡아서 잘라주고, 이런 식으로 반복하자. 이렇게 안 하고 머리를 그냥 내려서 자르게 되면 머리가 1자 머리가 되기 십상이고 반복해서 잘라줌으로 인하여 머리가 자연스럽게 잘린다.


그리고 앞머리를 자르고 난 후 살짝 위쪽을 잡아서 다시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줌으로써 층을 내주자. 이 과정에 말로 하는 거에 비해서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처음 할 때에는 가위를 가로로 뉘어서 머리를 자르는 게 익숙하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그냥 일반 가위가 아닌 미용가위가 있다면 훨씬 편할 것 같다.


3. 완성


왼쪽이 자르기 전, 오른쪽이 자른 이후의 사진이다. 사진으로 올리고 보니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데, 내 기준으로 엄청 많이 잘랐다. 머리를 자르고 난 뒤에 항상 해야 하는 일은 뒷정리... 샤워를 하고 밑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잘 모아서 버리도록 하자.


이거 치우는게 더 큰 일이다. 바닥에도 엄청 많이 떨어진게 함정


4. 끝으로

스웨덴에 와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있다. 장보기, 요리하기, 청소, 빨래 등등을 비롯해서 이젠 머리도 혼자 깎을 수 있게 되었다. 유학생 활인 동시에 독립생활을 하기 때문에 점점 배우는 것인데,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것 이외에 배우는 소중한 경험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원빈처럼 이발기 들고 멋있고 폼나게 자를 수 있을 거라고 솔직히 생각 안 한 건 아닌데, 현실은 뭐 하하하...


그래도 혹시나 두려운 마음에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용감하게 셀프 이발에 도전을 해보자. 캡을 씌우고 하면 생각보다 대 참사도 일어나지 않고 쉽게 자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음 포스팅은 원래 쓰려고 했던 중고시장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그럼 바이 바이~


여러분도 셀프 이발에 도전해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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