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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Jun 23. 2022

배낭 하나 메고 떠난
나 홀로 스위스 여행 Ep.0

#요즘애들은 #인스타를 #많이 하더라

인생은 원래 혼자 사는 거야

나는 여러 번 말을 했던 거 같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다. 특히 스웨덴 와서 그런 게 강해지기도 했고, 사람을 좀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도 항상 친구들이랑 같이 갔었고, 여행지의 추억보다는 그 여행에서 같이 함께한 사람과의 추억을 중요시했던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혼자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면 왜 갈까?라는 의문이 생겼고, 가지 말아야 할 수많은 핑계가 생기곤 했다.


그러던 내가 이번에는 정말 혼자 여행을 떠나봤다. 장소는 스위스!




이제 업무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아서 휴가다운 휴가를 생각하고 있던 나는 혼자 스위스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정말 충동적인 결정이었는데, 그냥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너무 유명한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의 여행지는 뭔가 남들 다 가는 곳 같아서 자연자연스러운 스위스로 정하고 바로 비행기표를 카드로 긁어버렸다.


0.1 동행을 구하려 했다


친구랑 여행을 다니다가 원하는 여행 일정이 달라 한번은 따로 떨어져서 다닌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낀 것도, 지금 와서 그때를 추억할 때도 생각해보면 혼자 다니는 게 참 쓸쓸했었다. 사진을 찍어도 셀카밖에 못 찍고, 관광지를 보아도 그냥 그렇구나 하던 느낌, 식당에서 음식을 먹어도 그냥 그런 음식들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먼저 비행기 티켓을 끊고 생각한 건 동행을 구해야겠다 라는 거였다. 나는 여행을 갔다 와도 사람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여행지를 봤다는 것보다 누구와 그것을 봤는지가 더 추억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와 같이 여행을 떠날 사람이 없기에, 동행을 한번 구해보려고 했다.


여러 가지 동행 후기들을 읽어보니, 유랑 카페에서 많이들 구하는 거 같아서 글을 몇 번 올려봤는데, 음... 너무 급하게 올린 탓일까... 다들 20대여서 그런가... 이유는 모르겠고, 무튼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반 포기한 상태에서 여행 계획을 짜고 하나 생각해둔 건 혼자 있을 시간이 많겠구나 해서 게임기를 하나 챙겼다. 나름 여행지에서 그 절경에서 닌텐도를 들고 게임하는 것도 겜돌이한텐 낭만 아닐까 해서 ㅋㅋ


그래도 하나 결정한 것이 있으니 한인민박이다. 스위스에 여행하는 한국인이 그렇게 많다고 하여 호스텔을 예약해도 한인민박이라지만, 아무래도 한인민박에 가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지란 생각에서


결론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


0.2 인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난 살면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끔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때면 사실 인복이란 게 있는 건가 싶기도 했다. 다만, 오래 살지 않았어도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좋은 사람한텐 좋은 사람이 모인다고, 내 행동과 마음가짐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조차 변하는 거 같다.



한인민박에서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처음에는 동행 정도만 구하면 정말 좋겠다 싶었는데,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정말 인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한인 민박의 스태프분은 너무 친절하고 친근하셔서 여행 일정뿐만 아니라 지내면서 필요한 것들을 유두리있게 잘 챙겨주셔서 알바하는 친구 가게에 놀러 간 기분이었다.


이쯤에서 숙소 소개를 한번 해보자면, 내가 묵은 숙소는 인터라켄의 융프라우 빌라라는 곳이다.

융프라우빌라 / 스위스 인터라켄 한인민박 : 네이버 카페 (naver.com)


일단 인터라켄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내 여행 목적이 각종 산을 타보는 것이기도 하고, 도시에 별로 있을 생각이 없어서 그냥 인터라켄에 거점을 잡고 돌아다니는 게 좋다 하여서 여행 일정을 짜기도 전에 먼저 숙소부터 예약을 했다. 원래 한인민박을 검색해보면 치코민박이 제일 유명하다던데, 나는 구글에서 검색해서 젤 먼저 눈에 띈 게 여기라서 여기에 예약을 했다. 


숙소 자체는 매우 평범했다. 도미토리 룸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아서, 깨끗하고, 콘센트 많고, 적당히 물건 놓을 자리 있었으니 괜찮았다. 단 한 가지 불만이라고 하면, 지하의 화장실이었는데, 지하는 남성 도미토리만 있어서 그런가, 샤워실에 화장실 변기가 같이 있었고, 그래서 큰 거 보는 게 참 민망했다. (칸이 나뉘어 있긴 한데, 그래도 냄새나 소리가 날 테니... 나중엔 1층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 외에는 아침에 간단히 토스트와 시리얼,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과 여러 가지 여행 얘기를 하고 일정을 물어보고 팁을 얻어갈 수 있는 조식 시간이 너무 좋았고, 저녁에는 돈을 주고 신청해서 먹을 수 있던 삼겹살과 그릴이 있어 같이 묵고 있는 사람들과 술을 포함해서 같이 먹었는데 그게 너무나도 좋았다.


한번 더 얘기를 하지만, 스태프분과 사장님이 너무나 친절하고 잘해주셔서 그게 최고의 장점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두 번 더 얘기를 하면, 내 인복을 한번 더 생각하게끔 했던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이 여행에 있어서 하이라이트였다. 처음에 도착하자마자, 밤 11시에 우연히 다음날 혼자 여행하시는 분이 있어 아무 계획도 생각도 없던 나에게 딱 맞는 동행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숙소에선 우연히 독일에서 나와 같이 박사를 하는 핵인싸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친구 덕에 정말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진짜 딱 인싸에게 간택당한 아싸가 되어서 재밌고, 멋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연장자였던 건 비밀) (띠동갑도 있었다는 건 더 비밀) (젊은 애들은 요즘 인스타를 하던데 내 프로필 사진이 2014년에 설정해놓은 거라 창피했다는 것도 비밀)


이런 여행에서 사람을 만날 때의 로망이 그런 것 아닐까? 우연히 처음 만난 친구들이 마음이 맞는 것. 물론,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ㅎㅎ 고기를 구워 먹고, 술 한잔 기울이며, 같이 마피아를 하고 여행했던 기억은 어딜 가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처음 만났지만 급격히 친해졌던 친구들!


정말 숙소에서의 경험이 너무나도 좋아서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너무 좋은 경험을 한 뒤라 나중에 다음에는 실망할 거 같기도... ㅋㅋ


0.3 끝으로

모르는 사람, 아니 처음 보는 사람과 여행을 하며 느낀 점이 많았다. 이 사람이 사진을 찍을 때 어떤 걸 보고 있구나를 알 수 있고, 사람이 하는 말과 그걸 전하는 말투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하면 좋겠구나, 이런 말투로 전하면 좋겠구나 많이 느끼고 배운다.


원래 이 글을 쓰면서 스위스 여행일기로 그냥 글 하나만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정리가 안되어서 나눠서 쓰기로 결정하고 이렇게 첫 번째 글을 올린다. 내 글쓰기 열정이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을 이긴다면, 아마 빠르게 다음 글을 쓰려고 한다. 


다음 글은 본격적인 스위스 여행기를 작성해보겠다!


다음 글 예고 겸 사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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