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르스트 #액티비티 #패러글라이딩 #호수 수영
여행 계획을 세울 때 항상 나 자신에게 물어보곤 했다. 그래서 가서 뭐할 건데?
20대 초반에 첫 유럽여행을 할 때에는 도시의 건물들, 지나다니는 사람들, 거기서 파는 음식들이 모두 다 새로운 경험이라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지속하면 건물들이 예쁘지만 비슷비슷하게 생겼고, 도시 내의 랜드마크들을 보아도 사실 크게 다른 점을 못 느끼는 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내가 자연을 보러 다니는 여행을 더 선호하기도 하는 이유기도 하지만, 결국 여행을 가서 그냥 도시 구경하지라는 옵션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고,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 얘기를 해보자. 이번 글에서는 스위스에서 즐긴 여러 가지 액티비티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스위스행을 결정하고 나서 여러 가지 블로그나 인터넷 글을 찾아보았을 때, 스위스는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출발했었다. 그리고 스위스 인터라켄에 도착하니 하늘을 뒤덮는 수많은 패러 글라이딩이 내 눈에 들어왔다.
여러 가지 액티비티 중에서도 패러글라이딩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다만, 도착하고 나서도 내 마음은 반반이었는데, 아무래도 금전적인 압박이 있어서였다. 스포를 하자면 결국엔 했다 ㅋㅋㅋ
액티비티 성지 피르스트
인터라켄 숙소엔 밤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비행기 연착으로 ㅂㄷㅂㄷ) 도착하니, 바로 융프라우와 피르스트를 가신다는 분이 계셔서 운 좋게 나도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난 이곳저곳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보단 느긋하게 다니는 걸 좋아해서 하루에 한 군데만 가려고 했지만... 운이 좋게도 같이 가는 친구가 있다고 하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ㅎㅎ
아무튼 첫날에 피르스트(First)에 올라갔는데, 그곳이 융프라우 VIP 패스를 가지고 액티비티를 주로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VIP 패스를 사고, 그린델발트(Grindelwald)에 도착하여 피르스트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게 되는데, 그 중간에 보어트(Bort)와 슈렉 펠트(schreckfeld)를 들려서 올라간다.
그 피르스트에 도착하면 이제 중간에 들렸던 보어트와 슈렉펠트로 내려오면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과정인데, 나는 플라이어라는 집라인을 타고 피르스트 -> 슈렉펠트로 내려오고, 거기서 마운틴 카트를 타고 보어트까지 내려오는 액티비티 두 가지를 즐겼다. 옆에 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것도 다음에 한번 타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운틴 카트는 브레이크를 안 잡으면 경사를 엄청난 스피드로 내려가게 되는데, 안전 펜스가 없어서 좀 크게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보어트에서 그린델발트까지 가는 트로티 바이크는 패스했다 ㅋㅋ 물론 브레이크 잘 잡으면서 내려가면 무슨 일이 있겠냐만은 그럴 거면 뭐하러 타나 싶기도 하고... 어쩌구 저쩌구...
결과적으로 두 가지 액티비티 모두 너무나 재밌었다. 그 활동 자체도 재밌지만, 타면서 펼쳐지는 풍경이 끝내줬다. 그냥 정상에 올라가서 풍경만 봐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어서, 참 여행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하이라이트였던 패러글라이딩
사실 패러글라이딩은 탈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위에 언급한 친구가 탄다고 하길래 '어 그럼 저도 탈래요' 해서 같이 예약을 진행했다. 예약은 숙소에서 가능해서 위에 언급한 민박집 스태프분을 통해 진행하게 되었다. 이런 점이 참 편하긴 하다 ㅎㅎ
그리고 아침에 숙소 앞으로 픽업을 와서 그 차를 타고 산을 쭉 올라가 본격적인 패러글라이딩을 타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좀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제대로 뛰지 못하면 어쩌지란 생각이나 타다가 다치거나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같이 뛰는 파일럿분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그분 왈 "죽기 싫으면 우사인볼트 빙의해서 미친 듯이 달려라" ㅋㅋㅋ 물론 장난이고, 뭐 전 세계 따지면 죽는 사람이 없진 않지만, 인터라켄에서 사람이 죽은 적은 없다고 한다 ㅋㅋ
뭐 그래서 딱히 걱정은 안 했지만, 말 잘 듣는 나는 정말 우사인 볼트 빙의해서 미친 듯이 지면을 찼다. 사실 뛰려고 해도 바람 때문에 쉽게 뛰어지지 않고, 억지로 바닥을 민다는 느낌이 더 맞을 거 같다.
결과는 진짜 진짜 너무너무 재밌었다. 타는 도중 아래를 내려다보면 좀 무섭긴 했는데, 이 멋진 스위스의 풍경 위를 날아다니는 건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해봐야 하는 일 아닌가 싶다. 나는 익스트림한걸 좋아한다고 해서 위에서 막 회전을 했는데, 진짜 끝내주게 재밌었다. 내가 어떻게 돌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ㅋㅋㅋ
더운 여름 호수에 풍덩
그리고 인터라켄에서 떠나기 전날, 날씨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심각하게 좋은 나머지 태양빛을 버틸 수가 없게 되었다. 진짜 이날까지 피부가 탄 것도 거의 없었는데, 이때 너무 햇살이 뜨거워서 일보일물을 해야 했다. 그래서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 날씨엔 수영을 안 하고 버틸 수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호수로 직행하였다.
당시에는 수영복도 챙겨 오지 않았는데, 아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란 생각과 이 더위를 참을 수 없지 라는 두 가지 생각이 겹쳐서 그냥 수영복을 구매해버렸다. (집에 수영복만 3개는 넘게 있는 듯...)
융프라우 VIP 패스가 있으면 야외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거기까지 가기도 뭐하고 같이 돌아다니던 친구가 VIP 패스가 없었기에, 그냥 호수를 가기로 했다. 수영장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긴 한데, 이 호수 수영도 너무 좋았다. 사진으론 잘 안 보이지만 에메랄드 빛 호수에서 수영을 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이 굉장히 컸다. 다만... 물은 정말 정말 차가워서 오래 수영하진 못했다 ㅋㅋㅋ
그 외에도...
나는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같이 민박집에서 묵었던 친구들은 페달보트나 카누 등을 타기도 했다. 사실 한국을 생각하면 어디 강원도 가서 바나나보트나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을 탈 수 있기에 그런 게 좀 그립긴 했지만, 이 정도의 액티비티도 먼 나라 스위스, 에메랄드빛 호수에서 즐기는 건 참 특별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스위스의 산과 호수 풍경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아래는 그 스포일러 ㅋ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