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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Sep 02. 2024

Ph.D. Workshop

Ph.D. workshop을 진행하다

박사 생활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지만, 박사생들을 위한 이벤트에 참석하게 되었다.


2024년 8월 28일, 학교에서 박사생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내용은 크게 특별할 것 없이 박사생들이 본인의 연구실적, 혹은 연구 방향에 대한 내용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이벤트 자체는 2022년에도 진행했지만 나는 그 당시에 휴가를 갔던 시기라서 참석하지 않았고, 이번에 처음 참석하게 되었다.


박사생들은 크게 두 가지 포지션으로 행사에 참여가 가능했는데, 하나는 발표자 (Presenter), 또 하나는 각 세션의 의장 역할 (Chairing person)이다. 사실 둘 다 안 해도 그냥 참석도 가능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휴가를 가거나 바쁘기 때문에 두 가지 역할을 가진 사람들의 이벤트로 진행되었다. 나는 연차로 따지면 의장을 맡아야 할 위치지만, 저번 행사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사실 발표하는 게 내 추후 진로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발표를 하게 되었다.


Ph.D. Workshop의 총괄을 맡은 Mark Vesterbacka


이 행사를 위해서 우리는 발표에 대한 수업도 함께 진행했는데, 수업은 전체적인 발표에서 해야 할 것(Dos), 하지 말아야 할 것(Don'ts)을 포함하여 포스터를 만드는 방법, 이미지를 제작하는 법, 인용하는 법 등등 알찬 수업들이 일주일 동안 이어졌다.


다만, 나는 발표를 여러 번 한 경험도 있고, 애초에 졸업논문을 준비 중이기에 발표자료와 발표 내용등은 크게 새로운 것들이 없었다. 오히려 발표 경험이 없는 신입 박사생들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옆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밌었던 점은 발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괄을 맡은 Mark는 그냥 우리들끼리 즐기는 행사야~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적당히 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게 재밌는 점은 그렇게 안심하고 부담 안 가지고 대충 준비한 애들이 많은 당혹감을 느꼈다는 점이다. 행사가 각 계의 교수님들이 참석해서 굉장히 진지하게 평가하는 자리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하하



행사는 하나의 학회처럼 진행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아쉽게도), 각자의 연구 주제에 맞춰서 학회 스타일의 발표 자료를 만들고, 각각 15분 발표 5분의 질문의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정말 내가 이해하기 힘든 디테일적인 자료를 준비해 온 학생도 있었고, 좀 더 쉬운 주제를 가지고 온 학생도 있고 다양했다.


참고로 나는 Defence를 생각해서 졸업 발표의 예행연습을 한다 생각하며 발표 자료를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점점 길어졌는데, 발표 자료를 만들고 나서 보니 25개의 Slides로 구성되었고 혼자 연습하니 25분이 넘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래서 생략할 내용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발표 자리에서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적당히 흘려 넘기는 스킬을 발휘하며 시간을 맞추었다.


발표가 끝나고 참석한 교수님 중 한 분이 좀 날카로운 질문을 했는데, 나는 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내가 Background에 대한 발표 내용을 좀 자세하게 준비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내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다 보니, 그에 대한 질문을 답변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다시 알아보고, 내용을 파악하게 되었지만 그 질문을 답변 못했다는 게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이 기회로 더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어서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행사에서는 Best presenter를 심사하여 상품을 준비했는데, 나는 처음에 나름 말년차고, 다들 나보다 후배(?)라는 한국식 마인드로 상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보다 뛰어난 학생들은 너무 많았다. 다들, 어떻게 발표를 그렇게 잘하는지 참 ㅋㅋ 다들 한국어로 덤비라고 외치고 싶다 그러면 내가 1등일 텐데 쳇


학교에서 준비한 트로피


참고로, 옆에서 들어보니 1등을 수상한 녀석은 다른 부서에 3년 만에 조기졸업을 앞둔 엘리트 학생이라고 한다. 아... 세상엔 천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제일 중앙에 뒤 돌아보고 있는 사람이 나다

그렇게 하루동안 행사가 진행되었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서로서로 교류를 쌓았고, 위 사진처럼 다른 학생들과 Mingle 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물론, 단 하루의 이벤트였지만 다양한 학생들의 연구 분야와 진행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이벤트가 아니었다 생각이 든다.


중간에 에피소드 하나는 위에서 부담 가지지 말고 대충 준비하라는 조언을 정말 그대로 받아들인 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그 학생은 정말 발표 전까지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있다가 (Slide 조차)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고 발표를 했다고 한다. 너무 망쳤다고 창피하다고 울상이었는데, 옆에서 뭐 누가 벌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Mark를 욕하라고 옆에서 다독여줬다.


나는 이런 행사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한편, 내 발표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발표에 대한 자세나 시간 조절, 질문에 대한 답변 등등 나 자신이 그렇게 잘했다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쌓여서 점점 잘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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