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2개월 전 하루 7시간 시간 보내기
돌이 지나고 8월 중순 ~ 말부터 4시 하원을 시작했다.
드! 디! 어! 하루에 7시간 정도의 시간이 확보되었다.(눈물..) 실질적으로 밥 먹는 시간 제외하고는 거의 5시간.
처음에는 뭐든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득 찼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으니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복직까지도 2달 정도 남았고,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내가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보고 카테고라이징 후 왜 내가 하고 싶은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까지 정리했다. 이래야 작심삼일도 안 하고, 왜 하고 싶어 하는지, 그래야 명확하게 가시화, 우선순위가 정리될 것이라 생각했다.
총 4가지, 1) 개발, 2) 루틴 만들기, 3) 새로운 도전하기, 4) 주변 정리하기로 나누었다.
우선.. 가장 가슴 아픈 fact는 "복직 후에는 내 시간이 없어진다."였다. 지금도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는 가슴 아프나, 어찌 되었든 다가오는 확실한 미래이기에 대비해야 했다.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유지하고, 예상되는 미래를 대응하며, 새로운 경험 쌓기!
복직 후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멘탈을 잃지 않고 지내려면 중요한 것은 '나를 위한 행위'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였다.
Why? 나이가 들면서 나라는 사람도 역할이 늘어났다. 회사원, 엄마, 아내, 딸, 나 자신...
내가 어떤 역할로써 위치해 있고, 그 역할의 책임감으로 인해 절대적인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져, 나를 위한 것들은 쉽게 뒤로 미루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How? 살면서 최소한을 지켜야 하는 것 건강 유지하기와 세상과 만나기, 나와 만나기(회고)라고 생각한다. 내가 1년 반 육아휴직 기간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최소 원동력은 저 3가지였다. 때문에 하루에 최소 2시간은 확보해서 30분 운동, 30분 일기, 30분 신문보기를 반듯이 했다. 적어 보이지만 이 시간이 없었다면 육아에 끌려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At least? 여기서 다 포기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운동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하기에 스트레스가 항상 있을 것이고, 이것을 이겨내는 것은 운동밖에 없다. 건강 잃으면 다 소용없어지고 완전 셧다운된다.
복직 후에는 내 시간이 없다.. (흑) 아이를 갖기 전에는 나를 위한 시간은 있었음에도 가치부여를 크게 하지 않았었다. 역시 사람은 부족해야지 소중한 것을 알듯이... 이제는 내 시간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미래가 확실해지니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그렇기에 액션이 이전보다 더 빨라졌다.
새로운 경험은 단순히 도파민 위한 것으로 마무리되고 싶진 않았다. 인사이트를 얻는 경험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p.s. 사실 이런 성격이 참 잘 못 논다 ㅎㅎ 1분 1초를 효율로 따지기에 리즈너블 한 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런 느낌을 받을 때는 참 괴롭다 ㅎㅎ근데 어찌하리 35년을 살다 보니 이렇게 변한 내 성격. 철부지처럼 행동하기에는 책임이 많아졌고^^ 괴롭다가도 그냥 받아들이면서 스쳐 지나간다.
2가지로 추려봤다. 진입장벽이 높아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것, 아이를 위한 것
올해 3월부터 개발을 하지 않았으니, 약 반년정도 개발에 손을 놓았다. 긱뉴스나 아티클, 개발서적 독서 정도는 유지하고 팔로 업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실무 했던 감각은 반년정도 백지화되었다. 인사팀에서 연락이 안 와 복직 이후의 스케줄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워밍업이 필요했다.
트렌드, 신규기술 팔로업으로 린하게 스타트하고, 점점 확장.
위 3가지도 벅차긴 하지만, 새로운 main thread가 오기 전에 주변정리를 하면 추진력이 좋아질 것으로 보였다. 긴 호흡으로 정리해야 하는 것들은 미리 스타트를 해놔야 한다.
최소 복직 2주 전 육아휴직 회고 후 action item 뽑기.
누워서 릴스보는 편안함이 있는데, 억지로 일어나 앉아서 최소 3가지를 꾸준히 하는 것.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중요한 것은 "꾸준히"이다. 머리에서 힘들다 뭐 하다 핑계를 대도 몸에서 먼저 반응하도록 만들어, 액션을 안 하면 불편한 상황, 마음, 느낌을 만들어야 했다. 루틴화가 필요했다.
(1) 건강은 육아휴직 기간에 참여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루틴화 되었다. 기존에 필라테스를 정기적으로 했었고 운동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갖고는 있었다. 그럼에도 체중감량이 필요하여 돌잔치 한 달 전에 참여했던 다이어트 프로그램이었는데,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진행했던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식습관에 대한 생각과 액션을 개선해 주고, 3주 동안 진행되다 보니 이 습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 16시간 공복 유지, 저녁식사 위주로 생략.
(2) 나와 만나기는 회고를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쉽게 말하면 일기를 쓰는 것이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육아휴직 초반에는 히든타임이라는 3주 워크숍을 통해서 하루 시간소모의 타입을 가시화하는 연습을 하였다. 3주 이후에도 이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타임트래커라는 다이어리를 사용하여서 히든타임때 했던 회고 루틴을 이어가고 있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이때의 워크숍도 정말 좋은 아웃풋을 주었는데, 개인 OKR을 작성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었고, 가시화하여 달성률을 높일 수 있었다.
- OKR 정기회고, 개인 일기작성(육아일기, 소비일기, 감정일기)
(3) 세상과 만나기도 단순하다. 현재 시장 팔로업하기 이다. 시작은 경제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스타트했다. 주말마다 주식강의를 듣고는 있지만 전문용어들이 아직 미숙하여 수업의 일부분만 이해하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에 시도했다가 포기했던.. 경제신문 읽기와 관련된 스터디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고, 캐주얼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사실 누군가와 함께하면 완주를 잘한다는 나의 특성을 활용한 것도 있다. 9월부터 시작한 스터디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복직 후에는 스터디를 하진 않을 테지만 현재의 루틴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 경제신문 읽기, 주식책 읽기,...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은 관성에 의해서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애초에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인데, 그중 하나가 영어였다. 임신 전에도 영어공부는 늘 시작하기 힘들었고 동기부여도 크게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good to have가 must have로 바뀌었는데 계기는 재밌게도... 아기 때문이다!
육아 알고리즘에 의해서 여러 콘텐츠를 접하는 과정에서 영어유치원 키워드가 자주 노출되었다. 영어학습에 제일 좋은 것은 영어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아무래도 아기와 제일 많이 접하는 내가 먼저 그 환경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고, 달성했을 시 valuation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이기에 바로 시작했다.
Fluency를 위한 스터디와, 화상영어 2가지를 진행 중이다. 전자는 루틴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복직 이후에도 꾸준히 학습하려고 하고 있다. 후자는 복직 전에는 마무리하려고 한다.
그 외에도 육아에 필요한 운전과, 생존수영을 위한 수영까지.. 하하 지금 보니 경험치 쌓기에서는 모두 아이를 강력한 동기로 활용하고 겸사겸사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들을 추린 것 같다. 운전면허는 1월부터 준비해서 6월에 면허를 취득했고, 8월부터 신나게 돌아다니고 있다. 왜 이제야 했을까 후회가 될 만큼 운전은 긴장뽀짝되면서 짜릿하다.
단기적인 경험 쌓기도 하고 있다. 원데이클래스 참여율이 최근에 높아졌다. 공부 말고 취미를 경험해 보자 차원에서 우드카빙, 도자기 등등 참여해보고 있다 :)
- 영어: Fluency 스터디, 화상영어
- 운전면허 습득, 생존수영용 수영 배우기(+ 운동도 겸사겸사)
- 원데이 클래스 참여
말 그대로 워밍업 중이다!
복직 이후의 동선에서 발생될 수 있는 변수 발생률 줄이기 위해서 주변을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육아의 품을 최소한 하기 위해서는 필요했다. 아기 복직 후의 상황으로 훈련시키기, 아기방을 만들어서 아기와 나의 공간분리하기, 요리시간 단축을 위한 주방정리,...
- 짐 정리 후, 아기방 만들기 정리
- 냉장고 변경 및 위치 조정
솔직히 4가지도 스택오버플로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려고 하고 있다. 더군다나 만약에 아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시간이 더더욱 부족해진다.
자! 이제 3주 정도 남았다. 후회하지 않도록 알차게 잘 시간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