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밤, 나에게 말을 건다

by 감정의 조각들

최근 나는 잠을 비교적 잘 자는 편이었다.
하루를 무리 없이 보내고,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눈이 감겼다.
그렇게 리듬감 있게 흘러가던 나날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찾아왔다.

그날은 낮에 평소 마시지 않던 커피를 한 잔 마셨고,
운전도 거의 다섯 시간 가까이 했다.
사실 나는 늘 ‘피곤하면 잠이 잘 온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정말 피곤했음에도
새벽까지 눈을 감지 못했다.


아, 너무 피곤한데… 잠이 안 온다.
이렇게 피곤한 날엔 숙면이 답인데.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컨디션도 회복해야 하는데.
잠을 못 자면 내일 하루가 다 망가질 텐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잠이 오지 않는 상황보다
그걸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커지면서,
나는 더 깊은 불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걱정들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잠을 못 자서 내일 조금 피곤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잖아.
그렇게까지 망가질 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도 아니잖아.


나는 ‘잠에 들어야만 해’라는 생각 자체가
오히려 내게 강박처럼 작용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자려고 애쓰는 그 마음이,
잠을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제야 조금 마음이 풀렸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조금 피곤해도 나는 내 하루를 살아낼 수 있다고,
내가 나에게 그렇게 말해줬다.

그렇게 마음을 놓으니,

어느 순간 나는 잠에 들고 있었다.

몇 시간 동안 뒤척였지만

결국 생각보다 개운하게 눈을 떴고,

다음 날도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흘러갔다.


언제나 안정되게, 편안하게,
그리고 건강한 정신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게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라는 걸
잠들지 않는 그 밤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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