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면서 만나는 건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인 경우가 많다. 크고 유명한 사람 앞에 쪼그라 드는 나. 그들에게 잘 보여 뭐라도 대단한 말을 얻어내려 하는 나. 그런 상태를 넘어설 때 좋은 인터뷰가 되고 좋은 글이 나온다. 올해 12건 정도 인터뷰를 한 것 같다. 회사 절반, 개인적인 맑은물 절반. 실로 인터뷰의 한 해였다. 인터뷰를 시작한 게 벌써 6년여 되었을라나. 글 실력도, 인터뷰 조절과 섭외 능력도 늘었다. 마음은 어떤가. 처음 마음 그대로인가 항상 살펴볼 일이다.
인터뷰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세상이 참 넓고 다양하다는 걸 배운다. 그 많고 깊은 이야기를 숨기고 그들은 여태 어떻게 살아온걸까. 가끔은 내 마음에 안 드는 태도나 말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극소수고 대부분 진솔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은 항상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들을 사람이 없을 뿐이다.
어제 TV에서 봉쇄수도원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마음이 답답해졌다. 나도 갇힌 기분이었다. 그들은 어떤 경로로 깊숙하게 깊숙하게 들어간 것일까. 그런 마음을 헤아리고 그 안에 숨은 맑은 소리를 건저내는 것이 맑은물 프로젝트의 역할일 것이다.
누굴 만나든 주눅 들지 않기를, 대충 써서 대충 살지 않기를 바라며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를 한다. 섭외 전화 할 때 드는 떨림, 글을 정리하는 어려움, 마무리하고 나누는 기쁨으로 인터뷰에 싸여 한 해를 보냈다. 부디 점점 더 나아지길,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길, 종교인 인터뷰 맑은물 프로젝트도 잘 할 수 있길 바란다. 2020 새롭게 출발할 구독자도 모집한다. 곧 새해다. 새 사람들을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