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아프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

by 나성훈

이 책에 대해 뭐라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문장이 곱다. 잘 읽힌다. 전도유망한 젊은 의사가 삶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 간 이야기다. 36세, 게다가 동갑. 이 책을 읽고 싶어서 선물해 달라고 하고는 정작 다른 책들을 먼저 읽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 남자가 36세에 죽었다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두려움이 따랐다. 그래서 미뤘다. 하지만 읽지 않을 수도 없었다. 평이 좋았고, 이 책에 대한 홍보물도 자주 볼 수 있었다.

덤덤하게 살다 갈 수 있을까. 자기 할 일, 소명이라 여기는 일에 전력을 다하다가 때가 되면 물러나고 병에 자연스레 자리를 내어주다 살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미련이 많고, 그러고 싶지 않다.

케이디라는 8개월 된 딸과 그의 아내가 살아갈 생이 걱정 되었다. 그의 아내도 똑똑하여 걱정할 건 없을테지만.

걷다 보니 사막이 아스팔트로 바뀌고, 작은 아기는 겉모습 같다고 했던가, 아무튼 문학적 표현이 뛰어난 책이었다. 그가 갑자기 글을 멈추고 아내가 이어 받아 책을 마무리 하는 과정에 찡했다.

뒤에 붙은 감사의 말이나 옮긴 이의 말은 없어도 될 뻔 했다.

잘 읽히고, 문장이 시원하고, 내용은 너무나도 두렵지만 죽음 앞에 냉정하고 따뜻하게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오늘 한번 더 정신을 차리게 한다. 간절하게 한다.

추천까진 힘들고, 마음이 아픈 책이다. 아픈 책은 추천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