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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대드 Working Dad Oct 14. 2023

[회사원] 쏘카 CTO 류석문님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길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세요

[회사원] 시리즈는 직장에서 직업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직업인들에게 있어 일이란 생계 수단을 넘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정체성입니다. 이들은 수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때로는 일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 곳곳의 여러 기업과 조직에서 직장인을 넘어 직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들을 만나 그들의 커리어와 일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 형태로 공유합니다.



오늘의 회사원

성명 : 류석문

직장생활 경력 : 약 23년

현재 직장 & 직책 : 쏘카 CTO 

이전 직장 : 라이엇 게임즈, 네이버, LG전자 등

자기 소개

저는 개발자이고, LG전자 우면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는 벤처로 옮겨서 윈도우즈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했다가, 코스닥 기업 쪽에 가서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 업무를 했습니다.

그 뒤로 네이버에 입사를 했는데 처음에는 QA로 입사를 했습니다. 그때 당시 네이버에서 테스트 자동화에 대한 필요가 크게 있었는데,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던 개발자들이 많지 않다 보니까 우연히 저한테 기회가 좀 주어졌었습니다. 테스트 자동화 업무를 하다가 네이버 지도, 그 다음에 네이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의 역할을 쭉 해왔습니다. 

이후에는 티켓 몬스터로 잠깐 옮겼다가 라이엇 게임즈에서 근무를 하면서 한국에 게임 퍼블리싱을 위한 플랫폼 만들고 개발을 조직 성장시키고 하는 역할을 했었고요. 

지금은 쏘카에서 퀄리티 혁신을 위한 조직을 만들고, 조직들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류석문님의 링크드인 프로필 [보러가기]



직업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류석문님의 3가지 제안

1. 엄청난 일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기

2. 회사가 부여하는 역할이나 업무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일의 가치를 찾기

3.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기



인터뷰 영상부터 보기

류석문님 인터뷰 영상




인터뷰 질문 목록 

1.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2. 링크드인에 글을 쓰기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3.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셨는데,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4.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시기는 언제였나요?

5.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6. 석문님은 본인의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7. 일의 가치를 자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8. 마지막으로, 직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후배/동료 직장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Q :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맨 처음에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는 당연히 응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렇게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경험하는 세상밖에 없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몰라요. 그러다 보니 오해를 하는 경우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되게 잘하고 있는데 나는 못하고 있는 건가라고 생각을 하시거나 본인이 정보가 있으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혹시라도 제가 경험하거나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른 분들한테 도움이 된다라고 하면 당연히 공유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인터뷰에 응하게 됐습니다.



Q : 링크드인에 글을 쓰기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순수하게 이타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던 건 전혀 아니었고요. 쏘카가 업력이 긴 회사가 아니다 보니까 쏘카 서비스는 아는데 쏘카가 기술기업으로서의 어떤 목표점을 갖고 있는지를 아시는 분들은 되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쏘카가 어떤 기업이고 저희는 어떤 엔지니어, 어떤 분들하고 같이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을 처음에 좀 쓰다가 너무 채용 목적으로 홍보성 글만 적다 보면 다른 분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시니까 예전에 제가 직장 내에서 공유하던 글들과 일에 에대한 생각들을 같이 작성을 하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된다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한 1년 정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정 분량의 글이 나왔을 때, 이 콘텐츠를 링크드인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분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책을 판매해서 발생하는 인세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Q :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셨는데,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이런 종류의 질문을 가끔 받는데 저 사람은 그래도 20년 넘게 잘 버텨서 그래도 CTO라는 타이틀도 달고 있는 사람이니까 뭔가 삶에 대해 되게 방향성도 명확하게 가지고 있고 지치지도 않고 굉장히 잘하고 있을 거다라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다 똑같거든요. 누구나 힘들고 누구나 포기하고 싶고 앞으로 난 뭘 해서 살아야 되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경력이 많아질수록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40대가 되면 보통 한 십몇 년 정도 일을 했고, 이제 남은 기간이 대략 비슷해지는 거잖아요. 취업해서 의욕적으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이 정도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또 주변에 보면 요즘에 조기 은퇴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은데 그게 자발적인 은퇴라기보다는 산업계에서 밀려나는 경우도 많다 보니까 그런 분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쟁력이 있는가 라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이런 고민은 모든 직장인들이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언제입니까 라고 하면 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제가 가장 재미를 느끼고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하는 게 개발자 역할을 하면서 거기에서 뭔가 산출물이 나오고 그 산출물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나서 잘 쓰이고 이럴 때 성취감을 느끼니까 그 재미로 계속 지금까지 해나가고 있는 거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때마다 내가 기존에 해왔던 성취에 대해서 스스로 만족할 수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한편으로는 앞으로 내가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거나 그래야만 된다라는 부담감도 좀 내려놓고 내가 데일리로 조금씩 나아지거나 혹은 나아지지 않고 그냥 유지만 할 수 있어도 그게 꽤 가치 있고 내가 노력하고 있다라는 걸로 받아들이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시기는 언제였나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주변의 여건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있어도 방향이 잘못되면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될 때도 있죠. 한편으론 본인이 방향을 못 잡고 있는데 어떤 좋은 리더를 만나거나 갑자기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꾸준히 열심히 사는 걸 목표로 했으니까 사는 것 자체가 그렇게 크게 방향성이 바뀌거나 행동이 바뀌거나 한 적은 없는데 주변에서 그런 걸 잘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이 있을 때가 있었고 그 때 내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가장 크게 성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성공이냐 실패냐 아니면 혹은 내가 지금 잘 성장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게 '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구나' 라는 걸 인정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어떨 때는 내가 굉장히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을 때 보면 물론 본인의 노력이 있지만 상당 부분은 외부의 여건 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하필 요즘에 한참 뜨고 있는 핫한 분야라서 주변에서 되게 많이 인정을 해주더라 이런 경우도 있고요, 아니면 정말 좋은 리더나 동료를 만나서  엄청나게 도와줘가지고 일이 잘 될 때도 있고요. 



Q :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요?

  특정 회사나 특정 역할보다는 그냥 제가 개발자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거기에서 얻어진 성장을 제가 몸담고 있는 산업계 전반에 공유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하면 저는 그게 제가 지향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사는 게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글을 쓰거나, 회사에서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거나 아니면 되게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하거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이렇게 만나면서 지원을 하거나 하면서 그냥 저라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그 나아진 걸 통해 사회 전체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면 죽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그걸 계속 반복해 나가야 된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석문님은 본인의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회사원이 맞다라고 생각을 해요. 일단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회사에서 그거에 맞는 보수를 지급받는 사람이니까 넓은 의미에서 회사원인 거죠. 그런데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를 떠나서 본인이 생각했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기여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확고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봐요.


 근데 이건 외부에서 주어지면 안 돼요. 외부에서 주어지는 순간 그거는 다른 사람들이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사는 삶이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건 아니거든요. 일에 대한 목표와 가치를 스스로 찾아야지 회사가 그런 목표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면 그 순간부터는 자기 삶이 아닌 거예요.


 그냥 남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거를 따라가게 되고 그러면 그게 내가 원하거나 아니면 내 전문성하고 잘 맞지 않는 경우, 방향성이 잘못됐으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달성이 어렵고, 운 좋게 달성했다고 해도 전혀 성취감을 느끼지 못 할 거에요. 



Q. 일의 가치를 자신의 내면에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저도 직장생활을 처음에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사람들하고 협업하면서 공동 목표를 달성하고 이러는데 그냥 기술적인 일,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조금 어렵더라도 끝내 해결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사람과 관련된 일은 훨씬 더 어려웠어요. 효과적으로 협업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그때부터 사람에 대한 이해를 좀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해서 심리학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책들도 보고 강연도 듣고 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었죠.


 그때 느낀 게 결국은 일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고 개개인이 가진 생각이나 의사결정이 모여서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오는 건데 그럼 각각의 개인이 본인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기 자신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그냥 끌려가고 있는 것인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생각과 고민을 직장생활  3~4년차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 오고 있고요. 이 과정을 통해서 제 자신의 욕망도 이해하고 타인의 욕망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직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선후배/동료 직장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조급해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제일 드리고 싶어요. SNS 켜면은 굉장히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가 툭 하면 나오잖아요. 몇 살 때 이 정도 못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요. 그러다 보니까 사회에서 사람들을 계속 조급하게 만들어요. 그런데 조급해지면 결국은 무리할 수밖에 없거든요. 무리하게 목표를 추구하거, 리스크를 크게 감수해서 크게 실패할 것 같은 시도를 한다거나 그런 일들이 생겨요.


 최근에 이직을 자주 하고 그걸 권장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스러운데요, 정말 자기가 현재 직장이 맞지 않거나 아니면 내가 원하고 있는 새로운 기회가 있어서 이직을 한다는 건 되게 좋은 거지만 최근에는 이직을 자주 해야지 급여도 올릴 수 있고 그런 게 오히려 본인한테 도움이 된다라고 사회에서 조급함을 막 부추기다 보니까 그거에 따라서 그냥 가시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근데 그러다 보면은 어느 순간한계에 크게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 생겨요. 예를 들어서 경력이 한 10년차 정도 됐는데 6개월, 1년 단위로 계속 직장을 옮기시는 분들이 요즘에 굉장히 많거든요. 이 정도 연차면 단순한 실무 담당자가 아니라 리더십 포지션이 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시키거나 조직의 목표를 달성시키는 롤을 드려야 할 때, 6개월밖에 안 계실지도 모르는 분한테 리더십을 줄 수 있을까? 그런 분한테 장기적인 목표를 같이 의논하고 조직을 키우기 위해서 할 수 있을까? 이게 어려워지는 거죠. 


 그래서 저는 조바심을 내려놓고 사회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고민하고, 이게 단기적으로 곧바로 성과가 나오지 않고 남들보다 좀 느린 것 같아도 오로지 나 자신만 바라보면서 계속 성장해 나가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뭐라 그래도 나답게 사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 모두가 그렇게 실천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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