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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대드 Working Dad Oct 29. 2023

[회사원] 네오위즈 이재호님

실패했다고 위축되지 말고, 실패를 잘 다루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세요.

 [회사원] 시리즈는 직장에서 직업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직업인들에게 있어 일이란 생계 수단을 넘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정체성입니다. 이들은 수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때로는 일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 곳곳의 여러 기업과 조직에서 직장인을 넘어 직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들을 만나 그들의 커리어와 일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 형태로 공유합니다.



오늘의 회사원

성명 : 이재호

직장생활 경력 : 약 20년

현재 직장 & 직책 : 네오위즈 AI 개발

이전 직장 : 네오에이지, 아이나게임즈

자기 소개

저는 게임이 좋아서 게임 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20년을 계속 게임 산업에 몸담고 있습니다. 

앞에 15년은 게임 만드는 일을 하고, 최근 한 4, 5년은 인공지능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 만들 때는 프로그래머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게임 제작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첫 회사는 선배가 창업을 해서 그 회사에 합류했고, 그 회사가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네오위즈에 인수되어 쭉 다니다가 중간에 한 번 딴 거 해보겠다고 나갔다가 다시 복귀해서 지금 이 회사(네오위즈)에서만 십 몇 년을 계속 다니고 있죠.

 # 이재호님의 링크드인 프로필 [보러가기]



직장인을 넘어 직업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이재호님의 3가지 제안

1. 일이란 건 힘든 게 당연해요. '어떻게 하면 내가 다음에 안 힘들게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세요.

2. 실패했다고 위축되지 말고, 실패를 잘 다루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세요. 

3. 시야를 넓게 갖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지세요.



인터뷰 영상부터 보기




인터뷰 질문 목록 

1. 재호님은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컸던 시기가 언제인가요?

2.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나요?

3. 직장생활에서 실패를 극복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4. 재호님의 직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5. 마지막으로, 선후배/동료 직장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Q. 재호님은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컸던 시기가 언제인가요?

 저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5년 후, 10년 후에도 내가 이걸 계속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은데 특히나 40대 지나서는 정년까지 내가 일을 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젊었을 때는 내 미래의 가치를 보고 회사가 나에게 투자해 주지만 이제는 현재의 가치를 계속 보여주지 않으면 나한테 돈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에 더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최근 4, 5년은 인공지능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대한 것은 이제 갓 대학을 나오신 분들이 저보다 훨씬 잘 알아요. 하지만 나는 게임을 잘 아니까 인공지능을 게임에 어떻게 써먹어야 되는지 이런 거는 내가 더 잘 알 수 있겠다, 그리고 게임도 잘 알고 인공지능도 잘 아는 사람은 흔하지 않으니까 그런 가치를 갖고 있으면 내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들을 계속하고, 그런 쪽으로 공부를 하고 역량을 쌓아 나가는 거죠.


Q.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나요?

 중간에 되게 힘들었던 때가 있긴 했죠. 하지만, 제가 직장인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은 없는데 중간에 프로젝트 총괄하는 게임 PD 역할을 처음 하고 나서 그 회사를 나와 몇 개월 쉬었는데 그때는 '내가 다시는 PD는 하지 말아야겠다.' 이 생각을 되게 강하게 했었어요. 약 20명 정도의 조직을 이끌고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처음 해봤는데 내가 막 안 했던 일도 해야 되고 사람 사이에 이슈들도 많이 다뤄야 하고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되게 많아서 잠깐 그때 '아 이거는 하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가 결국은 똑같은 일로 다시 복귀를 했습니다. 

 그때는 그랬던 거 같아요, 그 전에 힘들었던 것보다 훨씬 크게 힘들다 보니까 '이 일이 나랑 안 맞나?'라고 처음에 생각을 한 거예요. 근데 좀 쉬면서 체력도 회복하고 정신력도 회복하고 나니까 그래도 나는 그 일이 되게 재밌었고 내가 알고 있는 내 장점하고 잘 맞는 것 같다, 단지 내가 너무 힘드니까 그냥 나랑 안 맞아 라고 쉽게 생각해 버리고 도망가려고 했다는 걸 깨달았아요.

  그 이후로는 힘들어도 '이게 나랑 안 맞아.' 이런 생각은 안 하게 된 거 같고, '힘든 게 당연하지, 이걸 어떻게 하면 내가 다음에 안 힘들게 할 수 있을까?'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게 됐습니다. 


Q. 직장생활에서 실패를 극복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게임은 원래 여러 개 출시하면 그 중에 한 두개 성공하는 게 보통이에요. 컨텐츠 쪽은 다 그렇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고 이쪽은 실패가 많은 게 당연해요. 그래서 사실은 이런 실패가 원래 흔한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한테는 실패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해요. 한 번 실패했다고 위축되면 여기서 계속 일을 하기가 힘든 거죠.

 똑같은 이유로 반복해서 실패하는 건 문제가 있는데, 그냥 실패하는 자체는 되게 흔한 일이고 그 실패에서 확실하게 뭔가를 배워서 다음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내가 뭔가를 실패했는데 '나는 잘한 거 같은데 왜 실패했지?' 이렇게 생각하고 그게 반복되면 되게 막막할 거 같은데, '결과를 놓고 보니까 이걸 잘못한 것 같아, 그럼 저때 어떤 결정을 내렸어야 했구나' 이런 것들을 배우고 나면 다음번에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드는 것 같아요. 내가 지난번엔 이걸 몰랐는데 이제는 알고 들어가니까 다음번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회복하는 거죠.


Q. 재호님의 직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프로그래머로써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주로 그냥 제가 재밌을 것 같은 일을 따라다녔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는 뭘 하는 사람이지?' 누가 나한테 '당신은 뭘 잘해?'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 되지? 이런 걸 생각해 봤었는데 제가 찾은 답은 "나는 퍼즐을 푸는 사람이다" 였어요.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그 문제를 풀어내는 제일 좋은 솔루션이 뭔지를 찾아내는 게 보통 내가 하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프로그래밍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나한테 문제를 주면 그거를 프로그래밍 코드로 해결해주는 거죠. PD를 할 때도 '고객들을 재밌게 하려면 어떤 게임을 통해 어떤 솔루션을 줘야 되는 걸까?' 이게 제가 하는 일에 대한 프레임이고, 제가 가진 가치에요. 

 문제 해결하는 것 혹은 그런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 이게 제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런 특성을 갖고 있는 일이라면 저는 어떤 일이든 해볼 만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죠. 


Q. 마지막으로, 선후배/동료 직장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커리어 막 시작하는 사람한테 제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현재 회사의 필요에만 너무 묶여 있으면 안 된다는 거에요. 내가 프로그래머로 일을 할 때, 지금 회사에서 원하는 프로그래머가 되려고만 생각하면 안되고 프로그래머로서 내가 게임업계 전체에서 혹은 IT 전체에서 나를 찾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항상 시야를 넓게 갖고 당장 내일 다른 데로 이직해야지라고 했을 때 이직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회사 입장에서도 사실은 갈 데 없는 사람보다 딴 데서 데려가려고 하는 사람을 데리고 있는 게 더 좋은 거잖아요. 그래서 항상 시야를 넓게 갖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해요. 

 지금 인공지능이 발달해서 프로그래머가 점점 필요 없어지는 거 아니냐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밍도 잘 하던데 이런 얘기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 걸 관심을 갖고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지켜봐야 내가 앞으로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뭘 연마해야 하는지 혹은 지금 시점에 일을 전환해야 하는지 이런 걸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다니고 있는 곳에만 시야가 묶여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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