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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문 Nov 11. 2021

제주도 비양도에서 하룻밤

백패킹 이야기 #1

지난 5월 21-22일. 처음으로 백패킹을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지만, 장비를 구입하는 것 부터 해서 시작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마침 5월 석가탄신일을 기점으로 연차를 길게 낼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첫 백패킹으로 정한 곳은 3대 백패킹 성지라고 불리는 '비양도', '굴업도'와 '선자령' 중 '비양도'. 사실 더 더워지게 전에 선자령을 가려고 했으나, 당시 육지 모든 곳이 비소식이 있었고, 유일하게 날씨가 좋았던 곳이 제주도! 하루 전 급하게 비행기 표를 끊고 제주도로 향했다.
 


출발 당시 새벽. 육지에는 비가 내렸다

출발하는 당일 새벽. 역시나 비가 내렸다. 제주도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어쩌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 향하면서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은 언제나 설렘

공항 도착. 정말 오랜만에 공항에 온다. 거의 2년 만인가? 오랜만에 와서 조금 낯설 줄 알았지만, 고향에 온 것 처럼 편안했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맑은 날씨

구름을 뚫고 하늘로 향하고 나서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너무 맑은 날씨에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
 


111번 버스를 기다리며

렌트카를 빌릴까 하다가, 혼자 움직이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해보기로 하였다. 마침 제주공항에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타는 성산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111,112)가 있다고 해서 이용해보기로 하였다. 공항 밖으로 나와보니 생각보다 더 맑은 날씨에 컨디션이 더 좋아졌다.
 


우도로 들어가는 길

제주도에는 비양도가 두 곳이다. 하나는 협재쪽에 위치한 섬이고, 다른 하나는 우도에서 한번 더 들어가야하는 곳이다. 우도에 있는 비양도는 아주 작은 섬이고, 우도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배는 한번만 타면 된다.
 


설레임

우도 하우목동항에서 내려서 비양도까지 걸어가기로 한다(약 2km). 우도를 걷다보니 익숙한 돌담길들을 만날 수 있었고 사진을 찍으며 조금 쉬어 가기로 한다.
 


보말죽

우도에서 유명행 '우도해광'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한참을 걸었더니 조금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먹고 싶었고, 마침 메뉴에 죽이 있기에 거의 마시듯 흡입해버렸다.
 


비양도 도착

그림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보이 어느새 비양도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누가봐도 비양도이다. 지도를 켜놓고 가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생 첫 텐트 피칭

비양도에 도착하자마나 자리를 찾고 텐트를 쳤다. 이때가 오후 2시 쯤 되었는데, 더 늦었으면 명당이 없을 뻔 하였다. 일찍 갔기에 좋은 자리를 먼저 선점하여 텐트를 치니 앞마당이 바다인 뷰를 누릴 수 있었다.
 


오늘의 집들

백패킹의 매력에 처음 빠지게된 계기는 일명 '텐풍'(텐트 풍경)이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조화를 이루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다.
 


우도 둘러보기

오후에 시간이 비었고, 저녁거리를 사러갔다올 겸 우도 산책에 나섰다. 비양도 입구에는 승마 체험이 있었는데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체험에 참여하고 있었다. 잠시 구경하다 발걸음을 옮겼다.
 


금요일, 많은 관광객들

평일이지만 금요일이었고, 나처럼 연차를 쓰고 휴가를 온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우도는 비양도로 백패킹하러 오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도 관광객들이 많이온다.
 


유명한 땅콩 아이스크림

유명하다고하는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가격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상당히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여행지니깐 용서가 된다!
 


귀여워....

나는 비화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화식장비를 구비하지 않았다. 심지어 화식, 비화식에 대한 논란이 많은 요즘 나는 최대한 클린하게 시작해보고 싶었기도 하다. 우도를 돌아다니면서 저녁거리를 사려고 했지만, 마땅한게 보이지 않았고,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라 많은 가게들이 문들 닫기 시작했다(오후 4시 정도)
 


백패킹에 어울리지 않는 저녁

그러다가 샌드위치를 발견해서 포장해왔다. 내가 봐도 백패킹에 어울리지 않는 저녁이다ㅋㅋㅋㅋㅋ 딱히 배도 크게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먹어치웠다. 급하게 먹은 이유는 백패킹의 목적인 노을을 촬영하기 위함이었다.
 


이거 누리러 왔다

나는 평소 노을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의 모든 여행을 뒤돌아보면 그곳들에는 노을이 있었고 나의 기억에 잔상이 크게 남았다. 다른 것보다 노을을 보면서 멍때리기가 그 무엇보다 재미있다(다른 의미에서의 재미)
 


미러리스를 새로사길 정말 잘했다.

미러리스를 새로 구입하고는, 사실상 휴대폰으로 카메라를 사용해도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을 스스로는 알고 있었다.(상업사진을 찍는 것은 아니기 때문) 하지만 그 미세한 차이 때문에 카메라를 구입한 명분이 채워졌다. 확실히 휴대폰 카메라와는 다른 선예도와 색감... 휴대폰의 편리함을 이겨낼 수는 없겠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 떨어진다

해가 지기 시작한 때부터 지고난 후 30분 까지가 가장 아름답다. 괜히 백패킹 성지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텐풍

해가 완전히 지고난 후 환상의 텐풍이 펄쳐졌다.  각자의 텐트들이 꽃처럼 피어났고 한참을 구경했다.
 


야식

캠핑와서 라면을 안먹는건 말이 안되서, 바로쿡을 사용해 볼겸 하나 끓여먹고 잤다. 하루종일 걷기도 하고 바람을 많이 맞았더니 생각보다 잠이 금방들었다.. 꿀잠 :)
 


아침에 일어나니 눈앞이 바다

오랜만에 푹자고 9시정도에 눈뜬 것 같다. 생각보다 텐트, 침낭이 너무 편해서 한참을 뒹굴거렸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찍이 일어나 떠나고 대부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침 커피

커피한잔 끓여먹고 슬슬 텐트를 정리하였다. 어제 한번 텐트를 쳐봤다고 정리를 생각보다 금방하였다. 새로산 MSR 엘릭서 2 텐트가 피칭이 참 쉽고 간편하다.
 


다시 집으로

LNT!!(Leave not trash). 머물렀던 자리를 깔끔히 정리하고 다시 육지로 출발했다.
 

처음해본 백패킹. 생각보다 많이 심심하긴 했지만, 또 생각보다 나랑 잘 맞았다. 오토캠핑이나 캠핑장으로 가는 것과는 달리 백패킹은 조용하고 서로를 위해 고요함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자연 속에서 하루 잘 쉬다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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