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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문 Nov 11. 2021

6년만에 다시, 이호테우해변

제주도 이야기 #1

백패킹을 위한 1박 2일 솔로 백패킹을 우도의 비양도로 무사히 다녀온 뒤 육지로 복귀하는 날.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대략 6시간정도가 남아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페에 앉아서 사색하기가 취미일 만큼 혼자만의 여유시간을 잘 가졌는데, 요즘은 욕심 때문에 이것저것 한다고 벌려놓은 일이 많아서 혼자 멍때려본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렌트를 해서 어디를 다녀올까 등... 고민 끝에 그냥 공항 근처 해변에서 앉아서 쉬기로 한다. 이호테우 해변은 예전 제주도에 왔을 당시에도 마지막 코스로 정했었는데, 그 기억이 살아나 다시 이곳을 방문하게되었다.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이란 이런걸까. 6년만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전히 태양은 뜨겁게 저물고, 바람은 적당히 시원하게 불어온다.
잠시 앉아 둘러보기로 한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목마등대

과거 저 목마 등대를 보기 위해서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뜬금없이 예쁜 저 등대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나도 그 중 한명이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날이 아직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양양에서 한번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꽤나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나에게는 딱좋은 날씨 였지만, 저들에게는 더 많은 바람이 필요했을텐데. 누구에게나 공평할 수는 없겠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이호테우해변은 큰 인기를 얻은 곳은 아닌 것 같다. 생각보다 좁은 도로와 부족한 카페 인프라. 그렇지만 나처럼 잠시 쉬러온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장소였다. 육지로 돌아가기전 노을과 함께 마지막 제주를 느끼기에는 이 곳이 제격이다.
 


금빛 햇살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눈이 부시다. 심각할 정도로 눈이 많이 부시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이곳에서의 노을은 어느 곳보다 강렬한 느낌이다. 태양이 더 가까이에서 느껴진달까. 그 태양 빛에 반사된 바다는 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부서지는 파도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깊은 생각에 잠긴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는 친구, 가족 혹은 혼자. 우리 모두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에 압도되어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어진다. 황홀한 기분이 우리를 지배하고 우리 마음은 그대로 녹아내린다.
 


다시 또

이러한 시간이 필요했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오던 지난날들을 잠시 내려놓을 순간이 있어야만 했다.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다간 많은 것을 놓칠 것이기에, 적정한 휴식과 멈춤이 꼭 있어야만 한다.
휴식이 필요할 때 다시 올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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