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에서 관상 본 후기
며칠 전 아침부터 블라를 눈팅하고 있는데 한 형이 출근길에 관상을 봐준다길래 재미 삼아 나도! 하고 얘길 해봤다. 관상을 본 적이 없어서 나의 얼굴이 어떤지 궁금했는데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은 것 같다. 정면에서 뽀샵 없는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멀쩡한 사진이 없어서 아침부터 셀카 찍어서 남한테 보낸 건 처음이다.
"총명함이 빛나는 좋은 관상을 가지고 있어. 이마 가운데 명궁이 빛나고, 입꼬리는 신뢰를 주는 귀상이야. 말로 무엇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직종이 잘 어울려 보여. 눈에는 약간의 걱정이 보이는데, 평소에도 남들보다는 약간 걱정이 더 있을 것 같아."
명궁은 인당, 미간이라고도 하고 눈썹 사이를 말한다. 관상학적으로 가장 중요시되는 곳으로 관상을 볼 때 가장 먼저 살피는 곳이라고 한다. 명궁에 윤택이 나고, 폭이 적당하면 크게 발전하고 명성을 얻을 뿐 아니라 건강하고 수명도 길다고 한다. 미간 하나 보고 이런 걸 읽다니... 자신의 엄지 손가락보다 약간 넓으면 표준이고, 점이나 털이 없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여성의 경우 너무 넓으면 여러 가지로 좋지 않다고 하는데, 뭐 미간 하나로 이렇게까지 보나 싶다.
귀상은 맑고 기품이 있으며 선천적으로 귀티를 타고난 상이라고 한다. 지능이 뛰어나고 기품이 훌륭해 의지가 굳으며 자존심이 강해 결백하여 세속에 물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한다. 난 아닌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좋다고 하니 기분은 좋아졌다.
"주변에서는 호탕, 대범하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소심하고 내성적인데 계속 본인을 바꿔왔을 거야. 하지만 우유부단함은 바뀌지 않았을 거야. 그건 배짱이니까."
오, 이 부분은 완전히 동의했다. 예전부터 되게 내성적이고 소심했지만 군대를 가면서 바뀌려고 많이 노력했었고, 우유부단은... 어떻게 되지 않긴 하다.
"재운은 중년과 말년에 좋고... 굉장한 게 있어. 턱에 노복궁인데, 넌 많은 사람들을 밑에 둘 거야. 회사에서 그러던, 자영업을 하던 사람이 많아. 팀장이나 임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마는 정신적 발달 여부를 보는 곳이고 턱은 물질적 운세를 보는 곳이다. 노복궁이란 얼굴 밑 턱 부위를 칭하는데, 종노에 종복자 한자를 써 밑에 거느리는 부하를 얘기한다. 노복궁이 두툼하고 둥그스름하며 좌우가 균형을 이루면 가문이 번영하고 통솔력이 뛰어나고, 아랫사람으로부터 신망과 덕을 얻는 상이라고 한다. 오... 나 임원....? 한 십여 년 지나고 이 글 내가 반드시 다시 봐야겠다.
"기혼자라 애정운은 생략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조그마한 거짓말을 할 때가 있을 것 같아. 자기 포장 같은 거지. 그게 나중에 너 잘 나갈 때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는데 가끔 선을 더 넘고 아차 했으면 그 거짓말과 길에서 만날 수 있어. 그것 정도 조심하면 되겠다. 뭐, 워낙 좋은 관상이라 별로 걱정하지 않고 살아도 되겠다."
이 부분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사실 난 조금 꼬롬해서 이 형이 말한 것처럼 나를 포장한다고 좋게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어쨌든 이런 부분은 조심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항상 보여주도록 해야겠다.
링컨 전 대통령은 "Every man over forty is responsible for his face. (누구든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얘길 했다. 타고난 얼굴 어떻게 하겠냐만, 사람은 확실히 자기가 가지고 사는 삶의 태도가 얼굴에 드러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살아온 대로, 살아온 것보다 더 나은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