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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licia Apr 07. 2023

스페인어는 얼마나 해요?

Poco a poco 

"스페인으로 1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가면 스페인어가 많이 늘까요?" 

"Rrrrrrrr 발음 잘하세요?"     

라는 질문을 들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depende de ti"

   사람마다 달라요.   


일반화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가진 지식 습득 속도의 차이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내 경우, 생각보다 스페인어가 많이 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페인어가 많이 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스페인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생활을 하던 기간 중 절반은 코로나 때문에 락다운이 되었고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에서 주문할 정도, 호텔 예약을 할 정도, 스페인 현지인들과 스몰토크를 할 정도는 가능하게 되었다. 


나는 스페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기 전 다짐했었다. 다음번에 남미나 스페인 여행을 가면 사람들과 의사소통 할 정도의 실력을 만들겠다고. 

아마 딱 그 정도의 실력이 늘지 않았을까. 아직 내 스페인어 실력 가지고는 스페인 현지 직장을 잡거나 현지인과 딥토크는 어렵다. 

하지만 

'poco a poco'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자.' 


나는 처음 발렌시아에 왔을 때 어학원도 알아보지 않고 그냥 무작정 왔다. 

'아마 가면 다 있겠지. 그냥 가자'라는 생각을 했고 사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굳이 한국에서 비싼 돈 들여 유학원을 통해 알아보기보다는 내가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내가 원하는 학원이나 어학당을 고르는 게 내 성향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 


발렌시아 거리


좋은 어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을 직접 현지로 와서 찾아보는 것이다. 

집이나 중심지 근처 어학원을 구글링 해보고 직접 다녀본다. 그리고 상담도 받아본다. 운이 좋으면 하루 무료 체험 수업도 들을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나는 가성비 학원을 고르는 중이었고 일주일에 두 번 하루 두 시간씩 저렴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원으로 정했다. 스페인어를 기초만 공부하고 온 나는 기초반부터 다시 시작을 했고 처음에는 선생님이 수업에 100%를 스페인어로 진행하다 보니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었다. 더 낮은 기초반을 들을까 상담도 받아봤지만 기초반은 아예 알파벳부터 새로 시작하는 반이라 내가 수업을 듣기에는 처음 들어갔던 반이 가장 나에게 맞는 반이었다. 학원을 다닌 지 5개월 만에 코로나가 터졌고 처음 2주 정도는 학원도 문을 닫았다. 락다운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학원은 아예 모든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을 했다.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고 수업이 잘 진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고 코로나가 터진 바로 직후여서 학생들 모두 어수선했다. 그래서 학원을 그만두고 일대인 개인 화상 과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선생님을 고르고 골라 일주일에 두 번씩 화상 과외를 했고 학원 그룹수업보다 효과가 훨씬 좋았다. 과외를 한 4개월 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다. 


과외나 학원 외 나 혼자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한 일들을 정리해 봤다. 모든 방법이 성공한 것도 아니고 중간에 하다 포기한 방법들도 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위해 나름 발버둥을 쳤다. 


1. 넷플릭스 스페인 드라마 보기 


사실 넷플릭스 스페인 드라마는 정서에 맞지 않아서 추천하지 않기도 하고 나는 스페인 드라마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정주행 한 드라마는 'Gran hotel'. 시즌 1. 시즌 2부터는 스토리도 이상해지고 흥미를 잃었지만 스페인어를 위해 끝까지 정주행 했다. 

그 외에는 'Las chicas del cable', 'Élite', 'La casa de papel' 등을 봤지만 아직까지 잘 맞는 스페인 드라마를 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스페인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표현이나 단어를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듣기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2. 스페인어로 일기 쓰기


이 방법은 내가 어렸을 때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어서 이 방법을 스페인어에 적용해 봤다. 그런데 처음에는 스페인어 실력이 너무 모자라서 한 문장을 만드는 것조차 어려웠다. 이 방법은 초중급 이상 실력이 되었을 때부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일매일 스페인어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오늘 했던 일, 내 기분은 어땠는지 등등. 그러면 나도 모르게 많은 단어들을 찾아봐야 될 것이고 모르는 문법도 나 스스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3. 팟캐스트 듣기 


스페인에 오기 전 한국에서 회사 출근을 할 때마다 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팟캐스트를 들었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하루에 단어 하나, 표현 하나씩 외우곤 했다. 스페인에 와서도 가끔씩 팟캐스트를 들었다. 꾸준히 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4. 스페인어 노래 듣기 


가장 흥미가 있기도 하고 효과를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라틴 음악이 베이스인 곡들을 좋아한다. 들을 때마다 들리는 단어나 표현들을 검색해 보고 실생활에서 사용해 본다. 보통 스페인에서 유명한 Rosalia 나 남미 가수인 Daddy yankee  음악들을 주로 들었다. 


5. 스페인 요리 동영상 보기 


이 방법도 내가 효과를 가장 많이 봤다고 생각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나는 요리를 좋아하는데 한국 음식은 동영상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반면 스페인 음식은 거의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동영상을 찾아봤었다. 스페인 요리 동영상을 보면서 식재료, 식기구, 이름 등등 많은 단어들을 외우곤 했었다. 그리고 그 동영상에 나오는 식재료들을 구입해야 해서 현지 마트나 시장에 가서 현지인들과 그 단어를 가지고 대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페인어가 늘었다. 


아직 만족스러운 스페인어 실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직 진행형이다. 


Poco a poco. 

조금씩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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