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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피아노를 쳤었어? 대단하다.”
혜소와의 만남을 들은 곽 선배가 빗나간 포인트에서 감탄했다.
“어릴 때 피아노 한 번쯤은 다 배우잖아요.”
“배우는 거는 누구나 하지, 콩쿠르는 급이 다르잖아.”
“저는 그 급이 낮아서 접었어요.”
바닥을 신발로 긁으며 서란이 대답했다.
"선배는 뭐 한 거 없어요?"
민트치즈라테를 마시던 곽 선배가 빨대를 씹었다가 입을 열었다.
"춤췄어."
이거야 말로 의외였다.
"올라가자. 한 시 됐어"
질문하려는 서란의 입을 막으려는 듯, 곽 선배는 서둘러 일어났다.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별사탕 같은 점심을 끝내고 돌아온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두 대를 보내고 나서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다른 부서 사람들이 새로 뜨고 있는 아부다비 푸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컵에 가득 채워서 주는데, 이리저리 흔들어도 넘칠 것 같으면서도 안 넘치더라고요.
서란은 머릿속으로 넘칠 듯, 넘치지 않으면서 흔들리는
가지런하게 흐트러진 음들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