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의 이념이 '민주성'보다 '능률성'과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로 이뤄진다. 지방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특별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시, 특별자치도)와 기초자치단체로 나뉜다. 이 글에서는 '지방자치단체'로 통틀어서 논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지방자치의 변화로 도입기(1948년~1960년), 중단기(1961년~1990년), 부활 및 발전기(1991년~현재)로 구분하고 있다.
중단기 시절 지방의회가 폐지되었던 것만 빼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는 '기관대립형' 구조에 있었다. 기관대립형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관계가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에 방점을 찍는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원론적으로 일예를 들자면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을 A정당으로 뽑았다면 지방의회의 1당은 B정당으로 뽑는 것이 기관대립형 구조 아래 견제와 균형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역의 야당 지방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이나 공무원에 의해 포섭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의원에게 보장된 자료요구권에 맞서는 행동을 함으로서 기관대립형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다. 지역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의원들은 의회사무처 직원들을 '프락치'로 규정하는 경향이 많다. 심한 지자체의 경우 어떤 의원이 무엇을 했는지 시장에게 보고가 되는 경우가 있다.
지자체장은 최소 수천명에서 최대 수만명의 공무원을 거느리고 있는 반면 의원들은 자신의 보좌관조차 두고 있지 못하다. 서울시의회가 2인당 1명씩 정책보좌담당 인력을 두고 있어 모범사례로 꼽히지만 이마저도 갈 길이 먼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울시의회의 안을 받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의회법 제정안'은 의미가 있는 법안이다. 의원의 의정활동 지원위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의회의 경비는 독립하여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계상하도록 하고,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부족함이 있는 법안이지만 '지방의회법'이라는 이름의 첫 법안인 만큼 지방자치법에 분산된 조항에 의거한 구조 아래서 지방의회를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법안에 의거하여 지방의회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지방의회의 국회법 마련'과 같은 성격이다.
지방의회의 권한을 지방의회법 제정안 등을 통해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장의 막강한 권한은 문제가 있다. 이승철 대구대 행정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변화의 중심은 정책결정자의 선택이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서 강력한 권위주의적인 중앙정부의 통제 및 추진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러한 변화는 경로의존적 측면에서 제도의 관성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지방행정의 이념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효율성, 능률성이 우선되는 지방행정체계의 변화를 나타내게 되었다"고 답하고 있다.
현재의 지방분권 주장도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것보단 중앙정부로부터 권한과 재정 등을 이양받는 데 초점이 되어 있다. 중앙중심적 지방행정이 된다면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활동했던 활동가들이 조만간 이로 인해 더 강해진 '제왕적 지자체장'에 반대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 모순에 빠지는 행동을 미래에 하게 될 것이란 점이 빤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