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의 그림자에 잠식되지 않기로 했다

스물다섯의 시간을 달리며 배우는 용기

by 미열 수선사

스물다섯 즈음의 대화에는 ‘벌써’라는 말이 자주 붙는다.

“야, 우리 벌써 20대 중반이야.”


벌써 졸업했고,

벌써 일하고,

벌써 익숙해졌다고.

웃으면서도 그 말이 조금 낯설다.

정말 멀리 온 걸까?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흘러와버렸다.


어릴 땐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여전히 어설프고,

가끔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한동안은 새로운 걸 배우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도전하려면 더 일찍 알았어야 했고,

꿈을 향하려면 이미 방향을 잡았어야 했다고.

이제 와서 뭘 하겠냐는 생각이 습관처럼 나를 눌렀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지 않은가.


늦었다는 말은 결국 ‘비교의 그림자’였다는 걸 알았다.

남의 속도에 내 시간을 자꾸 맞추다 보니

정작 내 걸음이 얼마나 단단했는지 잊고 있었다.

모두가 앞질러가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의 길이 다른 것뿐이었다.


아마 나는 조금 천천히 자라는 중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미 꽃을 피웠고,

나는 이제야 씨앗을 뿌리는 것 같지만,

이런 비교조차 내 성장의 일부일 것이다.


시간이 빠르다고 느껴지는 건,

그만큼 나는 더 많은 걸 경험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우리가 느끼는 ‘늦음’이란 건,

어쩌면 마음이 지쳤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늦었다’는 말 대신

‘아직’이라는 단어를 꺼내보면 어떨까.

아직 늦지 않았고,

아직 살아볼 날이 많고,

아직 마음이 움직인다는 건,

새로운 도전에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증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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