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인을 단편적으로 보니, 타인도 나를 단편적으로 볼 수밖에.
사람은 서로를 온전히 보지 못한다.
눈앞에 있는 존재의 일부,
그 한 조각만을 보고 판단한다.
그 조각이 전체를 대신한다고 믿고
그 믿음 위에 관계를 쌓아 올리지만,
단편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타인을 단편적으로 보는 것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습관이다.
누군가를 단편적으로 바라본다는 건,
그 사람의 일부만 혹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모습만 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만 이해하게 된다.
마치 서로의 그림자만 마주한 채,
진짜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처럼.
타인이 보여주는 모습은 결국
내가 허용한 시야 안의 것일 뿐이다.
시야 밖에는 수많은 얼굴과 감정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스쳐 지나가며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서로를 오해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오해와 상처 역시 단편적으로 이해된다.
마음은 거울과 같다.
조급하게 바라보면 거울 속 풍경은
일그러지고 파편처럼 흩어진다.
그러나 유심히 바라보며 파편들이 서로를 연결하면
완전히 온전하진 않지만 조금씩 온전함에 가까워진다.
그것이 관계의 섬세한 아름다움이다.
내가 타인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면,
타인도 나를 그렇게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서로의 조각만 마주한 채
진짜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조각을 맞추듯 조금 천천히
그리고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다면,
서로의 그림자를 스치며
조금씩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희미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빛이 스치듯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밝혀주길 바란다.
생각해 보면 나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더 깊이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이 섞여 있는 것 같다.
그 사유와 아쉬움이 지금의 나에게 숙제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