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나가지 않기에

참으라고 하지 않을게. 솔직히 다른 위로가 없다.

by 미열 수선사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앞에 설 때가 있다.

그 앞에서 우리는 끝까지 두드리거나,

결국 바닥에 주저앉는다.

감정을 드러내면 변명이 되고,

변명은 곧 독이 된다는 걸 알지만,

참으면 잘못을 인정한 셈이 되니 혼란스럽다.


보통의 사람들은 말한다.

“참아, 곧 지나가.”

하지만 억울한 사람은 안다.

그건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는 걸,

마음속 어딘가에 돌처럼 남는다는 걸.


그 돌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개는 모양만 달라지거나 조금 작아질 뿐이다.


아마 억울함은 해소되어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그저 품고 살아야 하는 돌 같은 거겠지.

품고 산다고 무너지진 않는다.

단지 조금 무거워질 뿐이다.


그래서 위로를 해주려거든,

그 무게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용히 무게를 나눠 들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위로를 받고자 한다면,

단번에 떨쳐내려 하기보다,

조금씩 덜어낼 수 있길 바란다.


억울함은 풀어야 할 감정이 아닌 상태이다.


나도 그런 돌 하나쯤은 들고 있다.

그래서 네가 어떤 상태인지 안다.

이 말밖에는, 솔직히 다른 위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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