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그 직원만 생각하면 천불이 나는 사장님에게.

by 윤성씨

작년에 쓴 글 한 편을 읽었다.

나는 일 못하는 직원을 생각하며 꽤 골치를 앓았던 듯 하다.

그 때는 정말 너무 싫었는데 사실 지금은 그 경험에 몹시 감사하고 있다. 언제고 깨달았어야 할것들을 그 지긋지긋한 시간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일에 대한 생각도 목표도 중요성도 다르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책임은 버겁고 싫은 단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쓸모없는 사람인 것은 아니다.

그 사람에게는 책임을 줄여주고 기쁘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을 주어야 한다.

모두가 정규직이 되고 싶은 것도,

모두가 일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각자의 생각은 존중받아 마땅하므로 회사는

우리가 원하는 것과 우리가 제공할 것을 명확히 하고

그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줄 사람과

충족이 가능한 때까지 일하면 된다.

어떤 사람에게 A라는 일이 주어졌는데 안한다고 하자.

그 사람은 A를 하기 위해서 오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사람이 생각하는 A와 우리가 말한 A간 격차를

줄일 수 있으면 합의하고, 안되면 거기까지 일하면 된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상황과 일이 바뀔뿐.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특별한,

누군가의 관점에서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에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이다.

삶을 칠하는 방식이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그런 사람이 회사의 어떤 비전에 공감해서

주어진 것 이상의 책임감과 목표를 설정하며 일한다면

감사를 넘어 이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아마 귀인이라는 단어는 이들에게 붙이는 말일 것이다.

귀인을 만났다면 융숭히 대접히는 것이 옳다.

성과급이든 휴가든 명절날 봉투든 휴게시간 커피든

그 모든 것을 다 합쳐서든, 귀인 대접을 해야한다.

이 대접을 통해 귀인의 탈을 쓴 도둑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들은 호의를 권리로 알고 책임은 줄이면서 호의가 유지되기를 원한다. 그럴 땐 마찬가지로 회사가 바라는 것과

직원이 할 수 있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의 모양새를 그려보고 방향을 정하면 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중을 위해서도 그게 맞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회사는 성장해야 한다.

사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쳐가는 인연, 한 배를 탄 귀인,

매일 오고가는 고객, 한솥밥을 나눠먹는 협력사,

그 모두를 위해서 회사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많이 벌고, 많이 나누고, 물건이든 서비스든을 통해

세상을 더 편하게 만들건 예쁘게 만들건 뭐로라도

기여를 하기 위해 회사가 있다.


그 숭고한 일을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그건 사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 안의 사람들을 위해서 제거해야 한다.

일의 가치를 훼손하는 말은 옳지 않을뿐더러

그 옳지 않은 말이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다.


말로 정리해본 적은 없었는데 적어놓고 나니

그래서 내가 요즘 작년보다 2배는 더 많은 사람과

일하면서도1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역시 모든 연단에는 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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