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르티 가는 길

튀니지 여행 301

by 배심온

3월 1일 튀니스를 떠나 새로운 도시 비제르티에 왔다.

비제르티로 가는 루아지버스를 타기 위해 우선 택시로 북부터미널로 이동한다.

카르타고 공항에 도착하여 튀니스 숙소 3층까지 케리어를 끌고 올라간 후 처음으로 다시 케리어를 내린다. 여전히 무게는 줄지 않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나흘 그리고 다시 이틀 모두 엿새 동안 우리가 머물렀던 튀니스 숙소는 구도심 메디나 한가운데에 있어서 놀러 다니기 좋았다. 밥 해 먹기도 좋았다. 도착하는 날도 시장 안에 들어가 보고, 다음날 일찍 가게 문도 열지 않은 텅 빈 시장 안을 걷고, 보름 만에 다시 튀니스에 와서는 대학가 주변에서 점심을 사 먹고 시장 안 전통 찻집에서 민트차를 마시고. 튀니스의 랜드마크 자이투나 모스크에서 또 시간을 보냈다. 튀니스 숙소를 벗어나 15분 정도 북쪽 버스터미널로 이동하는 동안 택시기사분은 별말씀이 없었고 핸드폰 내비게이션으로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우리를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택시미터기에 7.800이 찍혀서 10 디나를 드리고 2 디나를 거슬러달라는 손짓을 했으나 계산 끝났다는 듯 양팔을 별려보인다. 어쩌겠는가. 그가 그만큼 받겠다는데. 나는 금방 포기하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며 슈 크라 인사를 하고 무거운 짐을 한쪽으로 옮겨놓는다. 동료가 비제르티 루아지버스 타는 곳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거대한 케리어 두 개와 배낭 두 개를 지키고 서있다. 낯선 곳이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의연하게 혼자 짐을 지키고 있으려니 누군가 다가온다. 조금 전 택시기사다. 손가락 두 개와 자신괴 나를 가리킨다. 나는 다시 네가 나에게 2를 주는 게 맞다는 손짓을 해 보인다. 그는 오른손가락 다섯 개를 모아 살짝 흔들더니 자신의 택시로 돌아갔다가는 2디나르를 가져와서 나에게 건넨다. 이게 늦게나마 계산은 맞는데 이 상황은 무엇인가? 이미 택시비를 받고 가버린 기사가 다시 돌아와서 거스름돈으로

2디나르를 주고 간다?

비제르트행 루아지버스는 금방 8인이 모집되어 채 5분도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로 1인 6.5 디나르를 기사분께 드린다. 경우에 따라 버스표를 끊기도 하고 직접 기사분께 현금을 주기도 한다. 나는 동행자에게 택시비 2디나르 이야기를 열심히 한다. 그 역시 이해할 수 없다며 튀니지 사람들의 양심인가, 1일 5회 기도의 힘인가 여러 가지 추측을 해본다. 아직도 그분의 행위를 해석할 수 없다.

아프리카 최북단의 항구를 포함하고 있는 비제르티로 향하는 길은 봄날이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녹색의 초원이 넓게 펼쳐지고 많은 양 떼들이 풀을 뜯고 있고 수목이 꽤 울창했다. 메마르고 먼지로 뒤덮여 있던 사막 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새로운 도시는 또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택시아저씨의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2025. 3.2 오후

Hotel Nou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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