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여행기
김영하 작가의 시칠리아 기행기를 아주 좋아한다. 역사적 배경과 철학적 사유가 함께 있어서 재미있다. 여행하는 순간의 생각들을 즉석에서 녹음하는 모습에 그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그의 목소리가 멋지다는걸 인지한건 시간이 좀더 흘러서이다.
<오래 준비해온 대답>이 시칠리아 여행기이다. 책 이전에 세계테마여행을 촬영한 후 부인과 둘이서 다시 이곳을 찾아 여행을 한다. 어떤 곳은 부인과 함께 둘러보고는 부인을 숙소에 데려다놓고 다시 혼자서 그곳을 찾는 여행방식이 흥미로웠다.
그의 소설 중 <오직 두사람>이
튀니지 여행 중 의미있게 떠오른다.
동행자와 나는 튀니지에서 시칠리아 그리고 몰타까지의 여행 중에는 오직 두사람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막을 건너는 카라반의 낙타와 같은 존재? 그렇지않다. 그 이상일 수도 있고, 적합한 비유가 아닐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게 아니라 삶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에 서로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자기만의 통제가 없으면 여차 끝이 보이지않는 터널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동행자는 눈위에 앏은 손수건을 얹고잔다. 그게 숙면을 돕고, 빛을 차단하기 때문에 밤에 불을 켜도 상관없다고 미리 알려준다. 보기와는 다르게 소음에도 밤의 불빛에도 별로 게의치않는다며 여러번 나를 안심시킨다. 상당히 조심스럽게 밤에 불을 켜고 침대위에서 기록의 시간을 갖게되는데 그나마 다행이고 고맙다. 지금도 동행자는 색색 잘 자고 있다.
가끔씩 투룸을 쓸때도 있지만 투베드면 다행이고 퀸사이즈 침대에서 함께 지내는 경우도 많아서 절제된 행동을 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글을 적는 시간은 한밤중이나 새벽이 대부분이라 동행자가 용인하지 않으면 내가 포기해야하는 부분이다.
이것 말고도 서로를 배려해야 할 부분은 일상에 널려있다.
그러나 총괄적으로 서로 다른 사람인걸 알고왔고, 다른 점을 그대로 존중하고, 기분이 상할 정도면 바로 얘기를 해서 감정이 쌓이지않게 해소하고, 쿨하게 받아들이고. 무엇보다 여행을 안전하게 마치는 목적과 희망에 도달하는데 있어서 그런것들은 아주 사소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나의 더 큰 목적과 희망은 내가 좀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절대로 동행자를 카라반의 낙타 쯤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삼개월 동안 아니 그 이후의 삶에 있어서도 내 삶을 고양시킬 친구로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동행자와의 관계맺음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2025.3.3 아침 7:10
Hotel Nour 창문으로 아침해가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