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육상필 감독

<사랑의 알러지>의 육상필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by 로터리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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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육상필 감독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육상필 감독 : 안녕하세요. <사랑의 알러지> 를 연출한 육상필입니다. <사랑의 알러지>는 미성년의 풋풋한 남녀가 보여줄 수 있는, 갈망하지만 어긋난 거리감을 담고자 시도했던 단편영화입니다.



Q2. <사랑의 알러지>는 어떻게 시작된 이야기인가요?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육상필 감독 : 숙취에 쩌들어 있던 어느 오후였던 것 같은데요. 당시에 제가 원반을 던지는(프리즈비) 취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처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걸어 가볍게 몸을 풀고 싶었는데, 하필 다들 일정이 있었고 바쁜 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노트북을 펼쳐 놓고 -원반을 던지는 남녀가 있다..?- 따위의 상상을 하면서 막 써 내려간 것이… 갑자기 시나리오가 되어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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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주고받는 운동이나 놀이는 다양한데, 그중에서 <사랑의 알러지>가 원반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육상필 감독 : 우선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당시 저의 실제 취미였고요! 서사적인 쓰임새로서는 모두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사랑을 전달하고픈 마음, 밀고 당김의 은유 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원반이 아닌 캐치볼이나 테니스 배드민턴 등도 무방하지 않으냐고 반문하실 수 있을 텐데요. 그 스포츠들에 비해 원반은 오가는 속도가 꽤 느립니다. 그 느릿한 속도가 마음이 전달되는 속도와 비슷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작중의 여자와 남자가 보여주는 에둘러 돌아가는 마음들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고 봅니다.



Q4. 영화의 시작, 해인이 원반을 보내며 ‘늘었지?’라고 묻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쩌다 원반 던지기를 시작한 걸까요?


육상필 감독 : 같은 고등학교의 체육시간에서부터 시작한 것으로 러프하게 설정을 잡아 두었습니다. 해인과 정식은 그 시간을 통해 점점 관계를 만들어 나갔을 텐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희망전공이 갈리면서 얼굴 볼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영화의 시점이 되었을 때, 프리즈비(원반)를 하자고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해인일 것입니다. 졸업하기 전, 정식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몇 남지 않은 구실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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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영화가 전개될수록 카메라가 점점 타이트하게 해인과 정식을 잡다가, 마지막 해인의 재채기 이후 다시 멀리서 두 사람을 담아냅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육상필 감독 : 극중극으로 보여지는 마법의 순간과, 그것이 풀리고 나서의 이야기 간의 대비감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재채기 이후) 서로의 마음을 곱씹어보려는 해인과 정식의 어색한 텐션을 보다 잘 보여 줄 수 선택으로, 와이드한 투샷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Q6. 해인의 마음이, 연기 연습 중인 정식의 입을 빌려 표현되고 있어요. 내가 아닌 상대방을 통해 듣게 되는 사랑 고백은 어떤 느낌일까요? 감독님께서 이 구성을 취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육상필 감독 : 작중에서 왜 극중극을 차용했는지, 어떤 효과를 기대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면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이 둘의 거리감을 확 좁혀보고자 했습니다. 준비되어있지 않은 둘을, 당장 고백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까지 몰아붙임으로써 얻게 되는 긴장감과 재미는 언제 보아도 기대되니까요. 극중극이라는 포맷은 인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에도, 자연스러움과 작위적인 전개 사이에서 줄을 타면서 뻔뻔하게 진행시키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짧은 단편에서 임팩트를 주기에 꽤 괜찮은 구조였던 것이죠. 또한 극중극은 그 안에서 어떤 설정을 만들어 두어도 태클 당할 일이 많이 없습니다. -어차피 극 안의 또 다른 픽션이야!- 라고 넘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왕 극중극을 택한 김에 다양한 레이어를 넣고자 하였습니다. 극중극 속의 사랑고백이 정식의 입에서 나오는 것도, 그 내용이 둘의 관계가 이미 끝난 상태라는 전제인 것도, 그러한 레이어의 일환으로 세팅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만약 실제의 둘이 만나게 되고 먼 훗날에 끝이 난다면?이라는 상상 또한 들게 만들 수 있고요.



tempImagecTAAt2.heic <사랑의 알러지>

Q7. <사랑의 알러지>를 만드시면서 작품에 영향을 준 영화나 다른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육상필 감독 :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마지막 씬이 큰 레퍼런스 중 하나였습니다. 끊임없이 엇갈리던 둘이 끝내 겹치게 되는 순간의 연출적인 정서를 따오고 싶었습니다.



Q8.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육상필 감독 : 보여줄 첫 번째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첫 번째로 보게 될 사람을 상정하고 영화를 찍는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편지인 셈이지요. 편지를 쓰고픈 대상이 있다면 편지를 쓰듯이, 제 영화를 보여줄 대상이 생기면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tempImage2NBqAH.heic <사랑의 알러지>

Q9. 마지막으로 <사랑의 알러지>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육상필 감독 : 이제는 찍은 지 꽤 된 작품인데, 어디선가 다시 상영될 수 있어 기쁩니다. 아마 마지막 상영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완벽한 작품까진 아니더라도 한구석 정도 장면이 떠오르는 영화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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