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회 첫번째 작품 <내가 이것밖에 안 돼>를 소개합니다.
주인공 정아는 보청기를 쓰는 영재를 소개받고, 소개팅을 해준 친구 은주와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마주한다.
누군가와의 연애를 생각할 때, 나도 모르는 사이 상대와 나의 수준을 비교하게 될 때가 있다.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은 사람, 저 사람은 나랑 비슷한 사람, 저 사람은 나보다 못한 사람.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내가 연애하는 사람의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친구 은주에게 청각 장애인 영재를 소개받은 정아는 화가 난다. ‘내가 장애인을 소개받을 정도의 사람밖에 안 되나’ 싶다.
은주와의 통화로 시작된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전화를 하는 정아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다소 단조로운 전개 방식이지만, 날이 서 있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한 인물들의 대사는 단시간에 우리를 영화 속으로 끌어당긴다. ‘내가 이것밖에 안 돼?’냐는 정아의 물음은 결국 물음표 대신 온점이 되어 정아에게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