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한강 다리를 지나갈 때면 휘황찬란한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저 많은 차들 속 사람들은 어디를 향해 그렇게 바삐 가고 있을까.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보면 요동치는 세상 속에서 불현듯 도망가고 싶어진다.
낙오자가 되기 전에, 패배자가 되기 전에, 도태자가 되기 전에.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어진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한다.
"잔잔한 바다 한가운데서 따스한 햇살과 함께 몸을 뉘여 눈을 감고, 둥둥 떠다니고 싶다."
어디로 흘러가든 개의치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물결에 몸을 맡기고 싶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멀어져, 고요함 속에서 숨을 고르고 싶어진다.
하지만 버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린다.
다리는 어느새 지나쳤고, 건물들은 여전히 빼곡하며, 사람들은 바쁘다.
도망치고 싶을때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한다.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끝이 어딘지도 모를 길을따라 천천히 가다보면
건물 유리에 비치는 나무도, 횡단보도 너머 골목길도, 어떤 사람의 다정한 한 마디도 보이고 들리지 않겠는가.
과정과 결과 중 하나를 고르라면 결과를 고르는 나지만
삶의 종착점이 죽음이고, 그것이 결과라면 과정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바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