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는 눈처럼 하얗고 작았어요.
햇살 아래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나뭇잎만 봐도 깔깔 웃고 꼬리를 흔들었죠.
“냐앙!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고양이야!”
고양이는 콧노래를 부르며 놀았어요.
엄마가 말했어요.
“얌전히 있어야 예쁘지.”
세상이 알려줬어요.
“말 대답 하면 싫어해.”
"어른 말 잘 들어야 착하지."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응… 얌전히 있을게…”
엄마 말대로, 아빠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옳다고 하는 대로 따라 했어요.
놀고 싶어도 참았고,
울고 싶어도 꾹 삼켰어요.
그때부터 고양이의 털이
조금씩 조금씩 검게 물들기 시작했어요.
몸은 조금씩 커지고 점점 무거워졌어요.
“으응… 힘들어…”
힘들고 지치면 고양이는
어두운 침대 밑으로
살금살금 들어갔어요.
“여기면 아무도 날 못 보겠지…”
침대 밑엔 먼지가 수북했지만,
그곳이 제일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졌어요.
고양이는 몸을 돌돌 말고
숨소리도 내지 않았어요.
눈은 반쯤 감고,
귀는 쫑긋 세운 채
세상이 자기를 찾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렇게 고양이는
어둡고 조용한 침대 밑에
가만히 가만히 숨었어요.
그 누구도
고양이의 마음을 알 수 없었고,
고양이조차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두려웠어요.
그저 침대 밑에 숨어
숨을 죽이고 있다가
햇살이 살짝 비치면
휴~ 숨 한 번 내뱉는 게 전부였어요.
고양이는
침대 밑으로 왜 숨었을까요?
그렇게 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사랑받으려고, 살아남으려고
찾아낸 최선의 방법이
웅크리고 숨죽이고 사는 거였어요.
고양이는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어요.
당신도 있나요?
말하지 못한 상처,
표현하지 못했던 말,
꾹꾹 눌렀던 감정
그리고
들킬까 봐 안절부절 하며
숨소리까지 죽여가며
눈치 보며 살았던 시간이 있을까요?
그림책 속의 고양이는,
어린 시절의 '나'이기도 하고,
지금도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는 ‘나’이기도 해요.
들키면 안 된다고 믿었던 감정들이
사실은 꼭 들어봐야 할 나의 이야기였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함께 해요.
숨죽이고 숨어있는 고양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괜찮아’라는
다정한 한 마디일 거예요.
혹시 당신의 마음속에서도
'괜찮아'라는 말을 기다리고 있는지 살펴주세요.
다음 화 예고
2화. 하얀 고양이- 내가 나로 살았을때
목요일에 만나요.
검은 고양이과 연노랑 나비는
들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마음에게
처음으로 '괜찮아'라고 토닥여주는
출간을 준비 중인 감정치유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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