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하지 말아
친구라면 설명할 필요가 없고
적이라면 어차피 당신을 믿지 않을 테니까" -엘버트 하버드 중에서-
어느 날 우리 아이들이
각자 다른 시기에 내게 이런 말을 했어요
"엄마, 엄마는 왜 힘든 일들을 혼자 끌어안고 있어?
이제 나한테 이야기하고 기대도 돼."
아이들의 눈에도
엄마의 힘듦이 보이는데
혼자 버티며 내는 모습이
아이들을 서운하게 했나 봅니다
나는 수많은 경계를 긋고 살았습니다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도
다가오지도 못할 그런 경계를 가지고 말이죠
그 경계는 사람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하여
누군가 내게 더 다가오지 못하게 했고
나 자신조차 누군가에게 다가설 수 없게 했습니다
관계에서 '선'이라는 게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요
그 선은 관계를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여기며 말이죠
가끔
그 경계를 허물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날
너무 화가 나서 막말이라도 내뱉고 싶었던 날
하지만
그런 날에도 나는
애써 누르며 경계를 허물지 않기 위해
이를 악 물었습니다
"너는 참 알 수가 없어"
"너는 왜 그리도 너에 대해 오픈을 안 해?"
간혹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내가 너무 심한 건 아닌지
한 번쯤 되돌아보곤 했지요
20대 초반부터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아서
나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절대 나의 힘듦을 말하지 않았죠
'사람은 결국 혼자'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인간은 자기 방어를 충실히 하는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말이죠
이 나이가 되어보니
나는 참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외로움을 자처한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토록 힘들어함에도
내 곁에 머물렀던 이들에게
기대지 않았던 마음이 행여나 서운했을까 봐
상처가 되었을까 봐
그것이 염려될 뿐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조금씩 나를 내보이며 살기로 했어요
적당한 선에서 말이죠
선은 있으되 벽은 되지 않을 그 경계에서
앞으로도 저는
선을 긋고 선을 지키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은 제게 '나' 자신만큼이나
타인의 삶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도
다정함을 잃지 않는
언제나 뒤돌아서면 그 자리에
서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