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모(貌)

by 소피아
<쓸, 모(貌)>

잊혀지는 봄, 그 탐스러운 열매들을

모조리 담아낸 용기 있는 계절

어디서나 쓸모 있던 배부른 용기가

어디에도 쓸모없는 얼굴이 되어버린 해

그들의 갈구함이 없어지는 마침내

지나친 봄을 얻었고, 진귀함을 잃었다.

돋보이는 허구의 용기(容器)가 아닌,

깊이의 용기(勇氣)가 있는지 시험하게 하시어

타인의 원망이 귀감이 되었듯

타인의 인색함을 본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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