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백수의 디자인 도전기

by 관새로이

만 29세.


경력도, 돈도, 딱히 내세울 스킬도 없다.

그나마 소개할만 한 건, 남들 아는 대학 정도 나왔다.

또 백수 중에서 몸은 제일 좋을 것이고 영어회화도 좀 하는 것 정도다.

날 이렇게 소개하고 싶진 않지만, 지금의 나다.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살아왔던 건 아니다.

돌고 돌아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런 아주 유망하고 건강한 백수가 최근 아일랜드를 다녀오면서 해외취업에 관심이 생겼다.

원래는 취업보단 사업에 관심이 더 많았는데 이상하게 해외 취업은 마음에 와닿았다.

그런데 난 내세울 강점이 없었다.

전공을 살릴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뭔가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게 뭘까 답을 찾지 못했었는데 우연히 웹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부터 포토그래피, 글쓰기, 마케팅 등 내가 무슨 일을 하든 갈고 닦고 싶었던 스킬들이었다.

어디서든 통하는 효율적인 스킬들이고 평소 감성적인 나에게도 관심 있는 분야였다.

그렇다면 내가 이걸 배워서 나쁠게 하나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당장 배워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디자인을 배우고 다시 호주로 떠나자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 무모한 도전을 나는 이미 시작했다.

그러나 학원을 다니면서 상담도 하고, 미래 계획도 짜보면서 생각보다 현실의 벽이 컸다.

하지만 난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기 때문에 일단 끝까지 가기로 했다.

이걸 시작하게 되면서 또 어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디자인들을 배우면서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기록하고, 나아가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도 만들었다.


솔직히 빠른 길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하면서도 불안한건 사실이다.

그러나 난 잘될 거라고 믿는다. 좋은 습관으로 물들은 하루를 살면 어떻게 불행한 미래를 그릴 수 있겠나 하면서 말이다.

난 내 잠재력을 알고 있고 분명 더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무경력, 비전공자, 나이 서른 먹은 내가 디자인에 도전하는 과정을 기록하면 어떨까 싶었다. 더 정확히는, 내 막막한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나가고 그 과정에서의 감정과 깨달음, 또 우여곡절을 솔직하게 공유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나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 영어공부하고 자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