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는 동네 놀이터에서 산다.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오전에도 있고 오후에도 있기도 하다. 이름은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오며 가며 알게 된 것 같다. 놀이터에 오는 아이들은 모두 리아라고 알고 있고 누구나 리아라고 부른다. 놀이터에 이름을 모르는 아이가 오면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며 알려준다. 한 번만 와도 모르기가 어렵다.
리아를 만지고 싶으면 누구나 만질 수 있다. 위협 받아 본적 없으니까. 모두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놀이터는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시끌벅적해진다. 미끄럼틀을 오르내리며 떠드는 아이들이 있고, 그네를 타는 아이들도 쉴 때 없이 웃고 떠는다. 아이들로 꽉 차 있는 놀이터에서 리아는 한 쪽에 익숙하게 앉아 있다. 공이 날아와도 피하지 않고 앉아 있다. 그냥 그려려니 한다.
놀이터에 눈이 온 다음날. 아이들은 버려진 의자의 일부를 구해 왔다. 리아는 바로 앉았다. 아이들을 믿으니까. 호의를 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방식은 저 자리에 오래 있지는 못했다. 공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치워야하니까. 그래도 괜찮다. 리아는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놀이터에서 지낸다. 동네고양이라는 말이 리아에게 잘 어울린다.
리아가 동네고양이로 살 수 있는 이유는 크게 티내지 않으며 몇 년동안 꾸준히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덕준에 리아에게는 길고양이에게 볼 수 있는 표정이 없다. 무표정? 무뚝뚝? 길에서 살고 있지만 고양이처럼 살고 있으니까 표정이 없다. 모든 길고양이가 리아와 같은 표정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