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뭐라고 소리가 들려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날 아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고 그런 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런데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렸다.
'아저씨 잠깐만요'라는 소리가 이어폰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아저씨? 나 아저씨 맞잖아! 그래서 고개를 돌려보니 경찰관이 달려오고 있었다. 내게 오는 게 맞았다.
젊은 경찰관이 뛰어오고 있었고, 이어서 나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경찰관이 도착했다. 대뜸 신고가 들어왔단다. 엥. 이건 또 뭔 소린지.
애들 밥자리 챙기면서 쉬지 않고 꾸준히 2시간 넘게 걷고 있는 나를? 골목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고 112로 신고가 들어왔다고 한다. 누가요? 말해 줄 수 없고. 대신 카메라에 뭘 찍었는지 볼 수 있냐고 묻길래. 바로 찍은 사진 보여주고 경찰관들과 헤어졌다.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경찰관들도 고양이만 찍혀 있는 것을 보고 나를 더는 붙잡지 않았다. 돌아서며 피식 웃음이 났다. 아직도 여전하구나.
길고양이 사진 찍는 행위가 누군가에게 해코지하거나 도둑질을 위한 사전 조사로 보였나 보다. 웃음 끝에 쓴 물이 넘어온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니 아마도 이 사진 찍을 때. 날 보고 멀리서 뭐라고 하던 사람들이 신고를 한 것 같다. 내게 유일하게 관심 가진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냥 와서 물어보지 뭘 신고까지 하는지. 날 쫓느라고 뛰어온 경찰관들만 고생시키고...
그나저나 마지막 신고 당한 것이 2016년쯤이니까. 9년 만에다시 신고 당했네. 난 언제까지 길고양이 찍으며 신고를 당할까!
#고발하려면몰래휴대폰으로찍지누가사진기로대놓고찍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