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차이.
길에서 사는 일은 버티고 견디는 일. 누군가는 2-3년도 살고 어려운 길고양이가 오래 살았다고 '대견하다'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견디는 당사자들은 살기 위해 모든 것은 감내해야 했을 시간. 그 힘듦은 그대로 얼굴에 쌓였다. 그럼에도 저 아이 스스로 감당하지는 않았다. 눈 비를 맞으면 밥 자리를 지켜주는 이도 있었고, 무섭게 생겼다는 피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도 있었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며 안부를 묻는 이도 있었고, 구청에서 놔준 급식소는 잘 이용하면서 구청에서 만든 화장실은 거들떠보지 않는 것을 보면서 아쉬워하는 이도 있었다. 그렇게 함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거들어 주면서 살 수 있었지만, 길에서 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겨울의 가장 깊은 계곡을 지나서 봄으로 가고 있다. 들이키는 순간 폐까지 서늘해졌던 차가운 공기도 점차 부드러워질 것이고, 한 번씩 퍼붓고 나면 모두의 발을 묶어 버린 눈도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다. 겨우내 길에 있는 아이들을 지켜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여전히 부탁드린다.
참. 아이의 이름은 '길동이'. 길동이는 10년 동안 나를 만나며 많은 추억을 남기고, 이제는 별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길동이의 모습을 기억하고 알리면서, 지금의 길고양이들을 지키고 돕고 있다고 믿는다.
#길에서태어났지만우리의이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