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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는 그렇다

by 찰카기


길고양이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지고 받지도 않는 인사를 한다. 주저 없이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들어 고양이 사진을 찍게 된다. 한 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이름을 부르고 손짓으로 반응을 끌어내면서 몇 장 아니 수십 장을 찍는다. 잘 찍은 고양이 사진도 좋지만 망한 고양이 사진도 너무 좋다.

혹시 주머니에 간식이 있다면 요구하지 않는 모델료를 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간식을 주던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떼쓰지도 않고, 만지려고 다가오는 손을 피하지 않고 등까지 내어 준다.

길고양이는 그렇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괴롭히는 사람이 없고 배를 곪지 않으면서 이웃처럼 지내는 길고양이는 그렇다. 그런 동네가 늘어나고 이렇게 받아주는 길고양이도 늘어나면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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