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덥잖은 농담들 (18) 완벽한 한쌍

by 푸른책


친구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싶다고 두 번 말했다.

처음엔 내가 말렸다. 오래 만난 사람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젊은 날답게 의리 같은 말을 믿던 시절이었다.

두 번째엔 내가 지지했다. 이번에는 정말 질린 얼굴이었으니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는 다른 데서 잘 안 되자 다시 돌아갔고 그 사이 어디쯤에 내 이름을 적당한 이유처럼 세워 두었다.

나중에는 결혼한다며 사과하러 오란다.


남의 연애가 다시 붙는 데 왜 내가 반성문을 들고 가야 하는지 한참 생각해 봤지만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의 청첩장은 내게 거의 절교 선언문과 같았다.

나는 그들이 끝내 원하던 사과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수천 조각의 퍼즐 가운데, 하필 저 두 조각이 꼭 맞아버린 셈이니 부디 그 지독한 결합이 오래도록 풀리지 않기만을 바란다.

그것이 세상에 대한 그들의 마지막 예의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