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와 충돌

TOWER 카드의 딜레마

by 루이

만약 삶의 모든 부분이 예측 가능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들어와 있다면 인생은 행복할까요? 태어나면서부터 인생의 방향성이 결정되어 정해진 트랙을 따라만 가면 어떤 갈등도 굴곡도 없이 안정되고 풍족하게 살다 편안히 마감하는 삶.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지만... 글쎄요. 인간은 태어난 이상 자아를 인지하는 시기가 오며 동시에 자유의지라는 것이 따라오게 됩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신념에 따라 꾸려나가고픈 의지. 그 의지가 스스로를 시련으로 내몰기도 하지만 좌충우돌 때로 실패의 또는 좌절의 경험을 통해 불확실한 하루하루의 삶을 치열하게 보내며 오늘 하루도 해내었다는 성취감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 경험이 되고 연륜이 되어 한 사람의 역사를 이루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WILD UNKNOWN TAROT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시스템에 저항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인간 역사의 과정이 이 TOWER 카드에 담겨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 카드에 등장하는 탑을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인간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바벨탑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만 인간의 향상심이 꼭 부정적으로 발현되라는 법은 없고요.


인류의 역사는 신이나 자연의 영역처럼 절대적이라 여겨졌던 시스템을 인간 보편의 요즘 표현으로 표현하자면 집단지성의 자유의지로 맨몸으로 부딪혀가는 충돌의 과정입니다. 따라서 TOWER 카드의 충돌은 문명의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고요. 단 충돌에서 오는 에너지가 가지는 파괴력과 파급력은 상당하기 때문에 후유증도 동반한다는 것이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겠죠. 따라서 충돌의 당위성과 정당성의 여부, 또는 희생을 통해서라도 변화를 꾀할 가치가 있는가를 차가운 지성으로 판단한 뒤 뜨거운 추진력으로 움직이는 게 순서이겠죠.


하지만 삶의 예측하지 못한 변화가 가져다주는 의외성이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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