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글이 되는 마법
떠올린 아이디어들의 대부분은 핸드폰의 메모장에 두서없이 적을 때가 많다. 그중에는 단순히 생각을 기록하는 것에 가까운 것도 있어 굳이 제목을 붙일 필요가 없었지만 누가 물어본다면 열심히 쓴 글에도 제목을 붙이지 않아 뭐라 설명하기가 애매했다.
브런치를 계기로 내 일상을 담은 글에 짧게는 몇 글자에서 길면 한 문장이 되는 제목을 붙이니 글이 색깔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빛나 보였다. 그동안 내 글들은 단순히 화면에 비친 모습 그대로 흑백 같았다. 쓰기는 했지만 그 뒤로 잘 안 보는 경우가 많았다.
'책이 좋아'라던가 '디자이너는 말보다는 행동'이라는 제목을 붙이면서 글 쓰는 솜씨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 같았다. 제목 아래에서 글을 쓰다 보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명확해졌다. 여러 가지를 담은 글도 좋지만 한 가지에 집중해서 쓴 글은 자기 색깔이나 개성이 뚜렷했다.
밥을 먹고 나서는 지나가는 길거리의 간판들에 모두 이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다. 카페 No.1, 카페 No.2, 카페 No.3와 같은 이름은 마치 이전의 내가 메모장에 적은 글들처럼 하얀색이나 검은색의 무채색으로 느껴졌다. 간단히 "미소카페", "브라운 카페"라고 이름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훨씬 정감이 가고 생기가 넘친다.
아마 내용만 쓰인 글들은 스스로도 무엇인지 모르고 방황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주제가 없을 때의 나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결국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곳에 도착해 있었다. 그때 방황하지 않게 등불 역할을 해주는 제목을 붙여줬더라면 참 좋았겠다.
색깔 있는 글이 되는 마법은 제목을 붙이는 일이었어요. 분홍색, 초록색 등 어떤 색이 될 수는 알 수 없지만, 글 한 편을 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여러분에게 있어 자신의 글을 더 멋지게 만드는 마법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