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엄마 좋아하는 거 맞지?
독립을 막는 부모
니일(A.S.Neil, 서머힐 학교 설립가)은 '자신을 좋아하느냐고 묻는 어머니는 최악의 어머니다'라고 말했다.
지배형 부모는 늘 우쭐하다. 다른 집 아이들과는 달리 자신의 자녀들은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순종적이며 부모에게 모든 걸 이야기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배형 부모는 자녀의 모든 일거수일투족 행동을 다 알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융통성이 없으며 거짓말에 대한 죄책감이 심해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
지배형 부모의 자녀들은 사는 게 재미가 없다. 뭔가에 관심이 생겨서 호기심을 표하면 엄마는 '쓸데없는데 신경 쓰지 마'라며 단칼에 잘라버린다. 스스로 뭔가를 하고 싶다고 말해도 '그런 건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네 할 일이나 하라'고 말한다. 부모의 과한 간섭은 자녀에게 있는 영혼의 팔다리를 묶어놓는다.
이러한 부모가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의 모든 것들을 자신이 알고 있어야 안정감이 들고 자녀의 안위를 위해 늘 분주하며 자녀가 잘되기만을 바라는 부모 행세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무의식 안에는 심한 불안과 의존 욕구가 숨어있다. 불안과 의존 욕구의 부재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부모가 된 사람들은 자녀를 철저히 관리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채운다. 욕구의 팻말에는 '부모로서 자녀를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적혀있다.
이들은 자신의 의존성을 직접 채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다. 자녀라는 대상을 통해 숨겨진 의존성을 행사하는 부모는 의외로 많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자신의 모든 것들을 통제받고, 스스로 통제받기에 길들여진 아이는 부모에게 순응하지 않을 때 심한 자책을 한다. 자신의 행동이 옳지 못하고 나쁜 사람이 된 것이라 여긴다.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과한 관여를 하고 모든 일정을 관리해온 주부 A가 있다. 이제 그 자녀는 대학생이 되었고 스스로 뭔가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자녀: 엄마, 이번에 나 아르바이트해보고 싶어
엄마: 얘야. 세상이 흉흉하니 아르바이트는 안 하는 게 낫겠어,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란다.
자녀: 나 이번에 다른 과 학생들이랑 미팅 있는데
엄마: 얘야. 세상 사람 믿을 놈 하나 없다. 아직 너는 어려. 나중에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더 좋은 사람 얼마든지 만날 수 있으니 공부나 하렴
자녀는 스스로 용돈도 벌어보고 싶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지만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는 건 20살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자녀는 자립을 꿈꾸지만 부모는 자립은 나쁜 것이라는 무의식을 심는다. 부모가 심어놓은 무의식은 자녀의 삶 속에 독성이 강한 싹을 띄우게 된다.
부모는 늘 자신의 자녀가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존재인지 아닌지 실험한다. 바로 '확인사살'이다. 어릴 때는 물론이고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모든 것들을 오픈하고 자신과 상의하기를 바란다. 그 상의는 결국 부모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결론으로 직결되곤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안이 시끄럽고 부모 자녀의 관계가 소원해지므로 죄책감 많은 자녀는 부모의 통제를 이내 수긍하고 만다.
부모의 의존성은 자녀의 충성심을 요구한다. 자녀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불안과 분노가 엄습하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녀를 굴복시키고야 만다. 결국 부모의 자녀를 향한 집착은 '나는 괜찮은 부모야, 다 너를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라는 당위성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친구관계, 애인관계에서는 헤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부모 자녀 관계는 단절이 어렵기 때문에 인생 전반에 걸쳐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이다. 지배적 부모의 자녀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을 때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자신의 누군가의 욕구를 채워줘야만 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한다. 끊임없이 눈치를 보게 되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내비치기를 어려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