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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미 Feb 13. 2024

서울에서 런던까지,  프로덕트 디자이너 성장기

런던에서 9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회고록

런던에서 이제 9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었다.


2015년에 여름, 처음으로 런던 땅을 밟은 후 나는 여기서 지금의 직장을 포함해 3번의 일자리를 가졌다. 처음에는 유니클로에서 일을 했다. 젊은 10대들 사이에서 몸 쓰면서 일을 하려니 도저히 체력이 안 따라줘서 다시 디자이너로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 반을 바짝 취업 준비를 해서 결국엔 2016년 1월, 영국에서 첫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취미, 공예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L사에 회사 취업을 성공했다.


한국에서 약 UX/UI 디자이너로 일한 5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경력직으로 취업했지만, 당시 연봉을 생각해 보면 거의 주니어로 취업한 수준이었다. 그 회사에서 6년 동안 다니면서 미드에서 시니어로, 팀 리드로 일을 하기까지에 이르렀고 2인 팀이었지만 내가 매니징 할 사람도 생겼었다.


그렇게 평생 다닐 줄 만 알았던 회사, 그리고 나를 꾸준히 괴롭히던 임포스터 신드롬을 떨쳐내려고 이직을 조금씩 준비하던 차에 좋은 기회를 만나서 현재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 연봉을 약 100% 인상하게 되면서, 9년 전 시간 수당을 받던 리테일 종사자에서 현재는 영국 상위 4%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으면서 지내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1월 기준으로 현 회사에 다닌 지 꼭 2년이 되었고, 이제 나는 내가 런던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시리즈를 쓰는 이유


앞으로 쓸 글들은 나 자신을 위한 내 런던살이 회고록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뭐라고 내 이야기를 써서 인터넷에 올리나 했다. 커리어 체인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영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비교적 빠르게 취업이 가능했던 케이스라 딱히 힘들었던 기억도 없다. 별로 이야기할 만한 거리가 없다고 믿었다.

나아가서는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이었다. 내 스토리는 보잘것없고, 나는 그냥 영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소한 것이라도 축하하지 않고, 내가 나 자신의 성취를 작게 보고 있었던 이런 생각과 마음가짐이 항상 내 성장과 내 자존심 향상에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몇 주 전, 영어 필사를 하던 중 너무 타이밍이 좋게도 아래의 문구와 마주하게 되었다.


‘Don’t worry if it’s not original enough. Why? First, even if it’s already been said or done a million times, it hasn’t been done with your personality. Second, there are some people in the world who are destined to listen to your messages.’


그렇다. 내 이야기는 온전한 나만의 이야기이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독창적, Original enough 하지 않을까?


그래서 앞으로의 글들은 언제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는, 혹은 벌써 가물가물 해져버린 일들을 아예 사라져 버리게 전에 억지로 끄집어내서 내 소중하고 작은 성취를 내가 축하해 주기 위한 글이다.


앞으로 할 이야기들


내가 디자이너가 된 이유, 내가 겪었던 한국의 UX, UI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한계를 시작으로 하여 런던 취업 준비 과정을 다루어 보려고 한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 취업을 함으로써 취준생의 끝을 맞이했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마주하게 된 나를 돌아보려고 한다.


또한 나를 오랫동안 괴롭혔던 임포스터 신드롬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고, 그걸 어느 정도 이겨내서 이직하게 되었던 경험에 대해서도 쓸 예정이다.


올해는 정말 중간에 그만두고 싶지 않다. 앞으로 약 10편의 글을, 매주 한 개씩 올려보고 싶다. 내가 나를 축하하는 일을 올해는 정말 꾸준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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