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막막하다. 가끔은 정보가 너무 없어서 문제고 때때론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12년간의 공교육 덕택에 영미권 국가 유학은 그나마 낫다. 알아먹을 수 라도 있으니까. 그러나 그 외의 국가라면? 프랑스어를 마스터했거나 혹은 최소 프랑스어 능력시험 B2를 갖추고 유학을 오는 사람은 프랑스어 학과 출신 학생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유학원을 찾는다. 학교 요강을 봐도 뭔 말인지 알 수도 없고 커뮤니티도 제한되어 있다. 막막하다.
유학원에 가서 상담을 받기 전에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유학원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유학원의 목표는 그들의 이익이지 유학생의 성공이 아니다. 곡해하지 말아 주라. 유학원들이 학생들을 등쳐먹는 악마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사업체의 성격을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프랑스로 유학을 갈 채비를 마친 23세 고양이씨. 강남의 유명 유학원에 상담을 예약했다. 들어간 순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카펫까지 보통 분위기가 아니다. 의자에 앉는 순간 원장님이 에비앙 한 병을 내어 준다. 마음은 벌써 파리다. 곧 이어서 두꺼운 파일철이 등장하고 거기엔 수많은 자료들이 모여 있다. (사실은 입학 요강이 다지만).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어떻고. 이 사람 너무나 전문가 같아 보인다.
유학원에서 원장님과의 상담을 마치고 나면 모든 게 잘 될 것만 같은 장밋빛 환상에 빠진다. 원장님은 수많은 학생들을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나도 이 말만 들으면 성공가도에 오를 것 같다. 수속비? 유학원 수수료? 학생은 특별히 할인해줄게. 아, 여기다. 내 유학을 믿고 맡길 곳이.
그러나 당연한 이치로 어디에선가 이익은 남아야 한다. 그것이 프랑스에 있는 어학원과 연결돼서 건당 커미션을 받던, 숙소와 연결시켜서 차익을 남기던. 유학원에서 학생에게 추천하는 방법들은 그것이 학생에게 편한 방법이라서 추천하는 이유도 물론 있겠지만, 그것이 가장 많이 남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그 학생에게 좋은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아닐 확률도 있다는 게 문제지.
2017년 내가 유학원에서 상담들을 받을 당시 대부분이 원장들이(이 원장들은 제과에 대해 아는 것이 있었을까?) 후앙rouen 프렌치 인 노르망디french in normandy 어학원을 통해서 INBP라는 제빵학교에 가는 것을 추천했다. INBP 물론 좋은 학교다.특히 제빵 쪽으로 유명하고 SPC와 협약도 맺어서 교류도 한다.
그러나 이 추천의 속내는 이러하다. 한국의 유학원들은 프렌치 인 노르망디에서 일정량의 커미션을 받고 학생들을 무더기로 그곳으로 보낸다. 한국 학생들은 넘쳐나게 되고 어학원의 평은 찾아보면 알겠지만 인종차별 경험담이 많았으면 많았지 절대 좋지만은 않다. 자연스럽게 숙소는 어학원에서 잡아준 곳으로 가게 되고 어학원은 거기서 다시 커미션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굴러간다.
유학생활은 정보와의 싸움이다.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에 후회가 없어진다.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위해서는 남에게 기대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 홈페이지를 뒤지고 파파고를 돌려서 영어로라도 질문하고 또 질문해야 한다. 더군다나 정보가 더 없는 요식 쪽은 더욱 그러하다. 강남과 종로의 수많은 유명 유학원 원장님들, 최소 40대에서 50대다. 이 분들이 현지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현지 업장에서 일해본 것도 아니니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편적인 정보뿐이다. 아니면 자신의 보낸 학생들의 말이거나. 내가 강남에 유명 유학원에서 상담받았을 당시 원장이 나에게 현지 취업은 절대 불가하다, 취업한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현실은 물론 아니다.
포커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에서는 '족보'도 모르는 호갱님들을 피시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피시들을 잡아먹는 꾼들은 샤크라고 불린다. 아무런 정보 없이 유학원에 들어갔다가는 샤크에게 먹히는 꼴과 다를 바 없다. 유학원을 가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최소한 판에 들어오려면 족보 정도는 외워서 가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