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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르쮸 Apr 05. 2023

땅콩을 닮은 남편, 너를 탐구한다.

땅콩이 관찰일지 프롤로그


작년 10월, 나는 남편과 결혼을 했다.

사내커플로 만나 3년 정도 연애(중간중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 후, 드디어 평생의 동반자로 그를 맞이했다.


연애시절 내가 결혼하고 싶었던 남편상은 이랬다.


결혼하고 싶은 배우상, 아주 빼곡하게 작성한 메모


지금의 남편을 내가 그리던 남편상과 비교를 하자면 대략 85~90프로가 일치하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연애시절 나는 남편에게 항상 서운했고 아쉬움이 많았었다. 그 당시 남편을 만나면서 느꼈던 감정과 남편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기록해 놓은 메모 나의 핸드폰에는 한가득 저장되어 있다. 메모장에 적힌 내용들을 보면 대략 이런 내용이다.


‘00아, 어제는 내가 이런 일로 기분이 나빴어.’

‘00아, 너라면 어떻게 생각하겠니?’

‘00아, 내가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이런 점은 좀 고쳐줬으면 좋겠어’


그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삐딱’ 그 자체였다.

물론 연애를 하면 서운하고 섭섭한 일들이 수두룩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의 부정적인(?) 마음들이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그때마다 부정의 기운에 휩싸여 나의 악한 감정과 생각들을 기록해 두었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잊히고, 그에게 말할 타이밍도 놓치고, 그렇게 되면 그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연애할 때는 어떻게든 ‘이 사람을 바꿔보리’라는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었다.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00프로 만족이란 없듯 그도 나를 100프로 만족하는 것이 아닐 테니 그냥 그러려니 있는 그대로의 남편을 바라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 내가 바라보는 사람

즉 '남편'을 관찰해 보기로 했다.


남편을 관찰해 보겠다 생각한 이유는 단순한다.


나는 사회학 전공으로 사회학 수업 중 배웠던 관찰조사를 실제로 해보고 싶다.

남편을 보다 보면 '나와는 다르다'라는 것들이 속속히 보인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기 위함이다.

남편은 무뚝뚝하지만 재밌고, 썰렁하면서도 은근하게 웃기다. 이런 모습들을 꾸준히 보고 싶다

남편에 대한 나만의 관찰일지가 일기 혹은 기록처럼 남으면 시간이 지나 다시 보았을 때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를 위해서다.


땅콩을 닮은 얼굴형에 머리카락은 갈색인

여러모로 땅콩 같은 남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

남편의 행동들과 습관들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기록해보려고 한다.


너는 어떤 사람이니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니

너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니 등등의

궁금증에서 시작된 남편의 관찰일지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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