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에서 멈춰버린❞ 너에게 줄 미문

by 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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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갈 정도의 작가라면 글을 쓰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 역시 매일 백지 앞에 서고 매일 두려워하고, 매일 고통을 겪죠. 우리가 마주한 그들의 작품은 그러한 고통이 빚어낸 작품일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단편 소설은 하룻밤이면 충분히 쓸 수 있어.”라고 말한 피츠제럴드 같은 경우엔 이야기가 다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헤밍웨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시절, 기자의 신분으로 파리에서 생활하던 시절. 헤밍웨이는 몹시 가난했고, 글이 잘 쓰이는 날보다 써지지 않는 날이 많았죠. 이제 글을 써야 하고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데 도무지 그것이 되지 않을 때. 매일을 써온 글인데도 오늘은 써지지 않을 때. 헤밍웨이는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때로 새로 시작한 글이 전혀 진척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벽난로 앞에 앉아 귤 껍질을 손가락으로 눌러 짜서

그 즙을 벌건 불덩이에 떨어뜨리며 타닥타닥 튀는 파란 불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헤밍웨이는 스스로 되뇌었죠.

“걱정하지 마, 넌 전에도 늘 잘 썼으니, 이번에도 잘 쓸 수 있을 거야. 네가 할 일은 진실한 문장을 딱 한 줄만 쓰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문장 한 줄을 써봐.”


헤밍웨이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진실된 단 한 줄. 다른 거추장스러운 동기가 들어간 것이 아닌, 그저 진실로 이루어진 한 줄의 문장. 그것을 쓸 수 있다면 그 문장이 다음 문장을, 다음 문장이 또 다음 문장을 이끌것이라 그는 믿었습니다.


그리고 헤밍웨이의 그 믿음은 단 한 번도 작가를 배신한 적이 없었는데요. 그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지금도 읽고 있는 세계문학전집 속 그의 작품들 입니다.


이 미문과 이 이야기는 막다른 길에 다다른 모든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길이라 생각한 곳에서 벽을 만났을 때, 이 미문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진실한 한 줄의 문장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그 진실함은 열쇠의 모양이 되어 벽을 열어줄 겁니다.


혹은 거대한 해머가 되어 벽을 산산조각 내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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